"中, LG화학-SK이노 다툼 틈타 韓인력 노린다"

[파이낸셜뉴스] 배터리, 반도체, 항공 업계 전문인력의 중국으로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인력들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3일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내놓은 '중국, 인재의 블랙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산업고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를 추진하면서 해외 우수인재 유치 정책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도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제시하며 한국의 전문인력 유치에 나서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이 가장 많은 한국 인재를 유치하고 있는 업종으로 배터리, 반도체, 항공 등을 꼽았다.

대표적으로 중국 배터리 업계 1위인 CATL는 올해 한국 인재들을 대상으로 기존 연봉 3~4배의 조건을 제시했고, 중국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도 2017년 연봉 외 성과급, 연말 보너스, 관용차 및 자동차 구입 보조금, 숙소 지원 등 조건을 한국 인재 채용에 내걸었다.

중국 최대 부동산그룹 '헝다' 역시 올해 초 신에너지차 기업을 설립하면서 8000여 명의 글로벌 인재를 채용했는데, 한국, 일본, 독일, 스웨덴 등 9개국 출신 경력자를 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은 해외진출과 고속성장으로 인해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며 "특히 핵심 기술 침해 및 인재 유출 논란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혼란을 틈타 경쟁력이 높은 한국 전문 인재들을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업종에선 푸젠진화(JHICC)가 지난 4월 인력채용 공고에서 경력요건으로 '10년 이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자 우대'를 명시했으며, 항공 업계에서도 중국 항공사들이 2억~3억원대의 연봉과 빠른 승진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2014년부터 2019년 7월까지 8개의 한국 항공사에서 최소 367명이 중국항공사로 이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중국으로의 인재 유출이 한국산업의 경쟁력에 중대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인력 유출 방지와 인재 유치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외국의 경우 하이테크 산업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른 급여체계 탄력성과 처우조건이 보장되는 반면, 한국은 임금 체계 유연성이 부족하다"며 "현재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2~3년간 동종업계 취업금지 등의 예방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만 실효성이 낮아 실현가능성이 높고 세분화된 가이드라인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