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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왕이 면담, 비핵화·한반도평화서 中 역할 강조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5 16:32

수정 2019.12.05 16:32

이달말 한중일 정상회담, 양국 협력 깊어질 것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서 中정부 역할·지지 당부
왕이, 전날 이어 美 비판하며 "자유무역 수호"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서 중국의 역할과 지지가 중요하고, 이달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 한·중 관계가 더욱 긴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 간 긴밀한 대화와 협력이 동북아의 안보를 안정시키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한 상황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달 말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중대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로운 한반도라는 새 한반도 시대가 열릴 때까지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안부를 전하며 지난달 칠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 연기로 만날 수 없었는데 곧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고, 왕 부장에게는 한·중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왕 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인사를 전하며 이번 방한 목적은 한국과 전략적 소통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국제정세는 일방주의와 강권정치의 위협을 받고 있고, 양국은 대화와 협력으로 다자주의·자유무역을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인 4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왕 부장은 미국이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정책을 간접 비판하면서 "중국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고, 국제질서의 유지와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며 '패권경쟁' 성격의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왕 부장의 발언 역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이와 관련, 우리 정부에도 협조를 구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한·중 관계는 양국 정상의 전략적 견인 속에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연간 교역액은 3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인전교류도 한해 1000만명을 넘기고 있다"면서 "중국의 교역 심화와 개방확대에 따라 양국 관계는 더 넓은 발전 공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잘 준비해서 양국 관계의 발전을 추진할 뿐만 아니라 한·중·일 3자간 협력도 잘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날 문 대통령의 중요한 의견을 잘 청취해 시 주석에게 잘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모두 발언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양국 정부의 의지와 함께 미국의 정책에 반하는 중국의 의도가 드러났지만 사드 배치 이후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 해제나 시 주석 방한 문제 등 관심 있는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한편 왕 부장은 한국 방문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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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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