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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곳 없는 3040세대, 작년 일자리 13만개 실종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5 17:32

수정 2019.12.05 21:37

車·조선 등 제조업 불황 여파
60대 일자리는 25만개 증가 
정부 일자리 대책 '쏠림' 심각
일할 곳 없는 3040세대, 작년 일자리 13만개 실종

지난해 제조업·건설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30~40대 일자리 기근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부의 일자리 공급 정책으로 보건복지·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전체 일자리는 1년 전보다 소폭 늘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는 2342만개로 1년 전보다 1.1%(26만개) 늘었다. 신규일자리는 297만개, 소멸일자리는 271만개였다. 1년 전과 근로자가 동일한 지속일자리는 1739만개였으며, 근로자가 바뀐 일자리는 306만개였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일자리가 468만개, 도·소매업 301만개, 건설업 207만개 순이었다.
대기업은 7만개, 중소기업은 16만개, 비영리기업은 3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전체 신규일자리의 82.8%인 246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제조업 일자리 6만개 사라져

일자리 규모 기준 상위 10대 산업 가운데 제조업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새로 생긴 일자리는 43만개인 데 비해 없어진 일자리는 49만개에 달했다. 건설업 일자리는 3만개 줄었다. 제조업·건설업 등과 궤를 같이하는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일자리도 3만개 줄었다. 이 밖에 교육서비스업과 운수 및 창고업 일자리가 각각 1만개씩 줄었다.

이와 관련해 박진우 통계청 통계데이터허브국 행정통계과장은 "2018년도에 건설업과 제조업이 '최악'이라고 할 만큼 상당히 부진하면서 일자리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조선업계는 2016년 수주 절벽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저의 건조량인 772만CGT(표준화물환산톤수)를 기록한 바 있다. 자동차업계도 세계적 불황으로 감산 등의 조정을 겪어야 했다.

반면 정부의 일자리 공급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는 4만개 늘어났다. 공공 일자리가 60대 이상에 집중되면서 이들의 일자리는 25만개 증가했다. 전 연령대 중 이들의 일자리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30~40대가 점유한 일자리 수는 1년 전보다 13만개 줄었다. 30대는 8만개, 40대는 5만개가 감소했다.

남녀 일자리 수도 희비가 엇갈렸다. 남성 근로자 수가 많은 제조업·건설업이 부진하면서 남성이 점유한 일자리는 1만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여성 근로자 수는 24만개 증가했다. 정부 정책 주도로 크게 늘어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는 여성 점유율이 높아서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 분야에서 여성이 점유하는 일자리 수는 남성의 약 4배 수준이었다.

■임대사업 활성화에 '일자리 착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보다 더 일자리 수가 증가한 산업은 부동산업이다. 지난해 부동산업 일자리는 109만2000개였다. 신규일자리는 25만개, 소멸일자리는 18만개로 총 7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2017년 12월에 시행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에 의해 임대사업자 등록이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업은 신규일자리의 상대적 비중(22.5%)이 가장 높기도 했다.

정부는 취득세, 재산세 감면 등 다양한 세제혜택을 통해 주택소유자의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20만2000명, 2017년 25만9000명이었던 임대사업자 수는 2018년 40만7000명으로 늘어났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임대를 하던 주택소유자들이 정책 시행 이후 대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서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60대 이상의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대사업자 등록으로 부동산업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일자리의 질을 가르는 30~40대 일자리가 13만개 줄었다"며 "통계 수치 자체는 개선됐을지 몰라도 일자리 상황은 악화됐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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