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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우울한 제56회 무역의 날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5 17:42

수정 2019.12.05 17:42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5일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공동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에는 무역인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우리는 무역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뤘다"고 격려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것은 무역의 힘이 굳건하기 때문"이라며 2030년 세계 4대 수출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우울한 무역의 날이 되고 말았다. 수출이 극도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올해 1~11월 수출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10.8%나 줄었다. 수출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수출 감소율이 14.3%에 달했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경상수지 흑자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 흑자액이 57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764억달러)와 비교하면 25%나 줄어든 규모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에 가면 수출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수출강국의 면모를 잃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 무역의 힘이 굳건하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가격 하락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과 두 강대국의 패권경쟁이 결부돼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도 글로벌 불경기 탓이 크다. 둘 다 대외적 환경악화가 주된 요인이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타개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상황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는 없다. 두 가지 측면에서 구조개혁 노력이 시급하다. 첫째는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특히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그 대신 아세안 등 신남방 시장을 키워야 한다.
둘째는 무역의존도 자체를 낮춰야 한다. 보호무역으로 수출시장 확대가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내수시장을 키워서 보충해야 한다.
서비스산업 육성 노력을 강화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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