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정부의 증권사 부동산 PF 방안, 중형사 익스포저 감소에 실효성 없어"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7 12:25

수정 2019.12.07 12:25


"정부의 증권사 부동산 PF 방안, 중형사 익스포저 감소에 실효성 없어"

[파이낸셜뉴스] 한국기업평가는 정부가 지난 5일 내놓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에 대한 건전성 관리방안'이 종합 투자은행(IB)의 익스포저를 줄일 수 있으나 중형사의 익스포저를 줄이는 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나영 한기평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일반 증권사(중형사)가 자체적인 우발채무 관리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규제안이 추가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정부의 방안은 중형사의 우발채무를 줄이는 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발표 부동산 PF 관리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증권사가 부동산PF 채무보증에 대한 신용위험액을 산정할 때 위험값이 현행 12%에서 18%로 상향 조정된다. 또 부동산 대출을 신용위험액 특례 대상에서 배제하고, 일반 증권사와 동일하게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차감한다.

그는 "중형사들은 대형사 대비 후순위성·비선호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크고 자산부실화시 손실흡수능력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PF 금융주선 및 신용공여가 대다수 중형사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고 마땅한 수익확대를 위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PF개발사업 참여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종합IB의 부동산 익스포저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종합 IB의 PF익스포저 감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안은 자본적정성 지표 특례 소멸"이라며 "순자본비율(신 NCR) 체제에서 종합IB들의 투자여력은 충분하지만 구NCR(연결기준) 기준으로는 종합IB 투자여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기평이 각 증권사와 인터뷰 결과 대부분 종합IB들은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목적으로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금융감독통합관리 목적으로 구NCR을 150% 이상에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 연구원은 "해당 기준에서 보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하나금융투자는 PF익스포저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메리츠의 경우 전면적인 PF익스포저 감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한기평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가 자기자본 규모를 넘어서는 증권사는 메리츠 한 곳이다.

그는 "이번 규제로 인해 메리츠는 약 2조3000억원 수준의 PF우발채무 감소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중형사 PF 우발채무 관련 신용위험은 무거운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중소형사들의 PF우발채무 규모 및 질적 구성상 실질위험수준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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