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오전 11시부터 30분 동안 통화를 갖고 북한 동향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 모멘텀이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통화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최근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CNN 방송은 지난 5일(현지시각) "북한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전에 없던 움직임이 보인다"며 "북한이 인공위성이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쏘아 올리기 위한 엔진 연소 실험을 재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 당국도 동창리 엔진 실험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6일 "관련 시설을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정찰·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역시 대북 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미군 정찰기인 RC-135S 코브라볼(콜사인 타미09)과 RC-135V 리벳조인트(콜사인 토라24)가 6일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미군이 동창리 엔진 실험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우리 군과 미군, 미국 언론까지 동창리를 주시하는 이유는 이 활동이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과 9월 남북 정상회담의 대표적인 성과인 '동창리 시설 영구 폐쇄 약속'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움직임이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위한 실험일 수 있다는 점은 더 우려스럽다. 그간 우리 정부는 북한이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봐왔다. 액체 연료 대신 고체 연료를 쓰면 연료 주입 과정이 필요 없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이동식 발사가 가능해진다. 또 고체 연료는 위험하고 부식을 일으키는 액체 연료보다 오랫동안 미사일 내부에 보관할 수 있다.
고체 연료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를 둘러싼 최근 논란과 직결돼있다. 진정한 의미의 이동식 발사를 위해선 고체 연료를 써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발사 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일으켜 세운 후 액체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현 시점에서 북한이 이동식 발사를 하지 못한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그간 북한은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왔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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