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이산화탄소로 휘발유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0 12:01

수정 2019.12.10 12:01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소 전기원·김석기 박사팀이 개발한 촉매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에서 전환된 휘발유.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소 전기원·김석기 박사팀이 개발한 촉매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에서 전환된 휘발유.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로 전환하는 에너지효율을 65~7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세계 연구자들이 기준으로 삼는 독일의 에너지효율보다도 5~10%P 높다고 전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소 전기원·김석기 박사팀은 10일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로 만드는 반응 메커니즘을 밝히고, 전환공정의 핵심인 촉매를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밝혔다.

이산화탄소를 연구팀이 개발한 전환공정에 한번 통과시켰을때 25~30%가 휘발유로 만들어졌다. 남은 이산화탄소를 계속 공정에 순환시키면 90%이상이 전환된다. 전기원 박사는 "이 기술을 이용해 휘발유 1L를 생산하는데 대략 2000~2500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화학연구원 연구진은 계산과학을 이용해 직접전환 반응에 쓰이는 촉매인 철·구리·칼륨의 적절한 양을 알아내고 최적화된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촉매 연구를 통해서 맨 첫 단계로 구리가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와 산소로 쪼갠다. 철 표면에 달라붙은 산소를 제거하는 반응을 촉진한 뒤 칼륨이 일산화탄소만 연쇄적으로 붙여 휘발유로 전환되는 반응을 도와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와함께 직접전환 반응 공정에 칼륨을 첨가할 경우, 철과 구리의 합금 형성을 촉진해 안정성을 높인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직접전환 공정은 800℃ 고온에서 공정이 이뤄지는 간접전환과 비교해 300℃의 저온에서 반응이 진행돼 적은 전력공급으로도 가동될 수 있다. 즉, 태양열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전환공정의 전력 공급원으로 사용 가능하다.

한국화학연구원 전기원(왼쪽) 박사와 박해구 연구원이 이산화탄소 반응 장치를 운전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전기원(왼쪽) 박사와 박해구 연구원이 이산화탄소 반응 장치를 운전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전기원 박사는 "지난 2년동안 실험실단계에서 개발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2년간 파일럿 플랜트로 규모를 키우는 연구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파일럿 규모의 연구에서 성과를 낸 뒤 관련 기업체들이 주도해 5년간 실증단계 연구를 거친다면 실제 공장에서 휘발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휘발유를 만드는 기술은 캐나다나 유럽 선진국도 아직까지 경제성은 떨어진다. 전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태양광의 경우도 경제성이 화석연료보다 못하지만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함이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로 만드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을 받아 차세대탄소자원화연구단이 이산화탄소를 없애거나 줄이는 연구를 계속해서 해오고 있다. 이번 연구도 연구단의 과제중 하나다.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온실가스저감 분야 최고 권위지인 '이산화탄소 이용 저널(Journal of CO2 Utilization)' 12월호에 게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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