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5선 짬밥' 믿었는데…예산안 패싱당한 한국당 과녁된 '심재철'

뉴스1

입력 2019.12.11 00:16

수정 2019.12.11 11:00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3당 원내대표 및 예결위 간사 예산안 협상 중 나오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여야3당 원내대표 및 예결위 간사 예산안 협상 중 나오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김민석 기자 =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취임 하루도 되지 않아 리더십에 상처를 입으면서 당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5선의 경륜을 내세워 9일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10일 국회 본회의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는 5선의 경륜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심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표에 당선된 직후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선(先) 예산안 처리, 후(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철회'에 합의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예산안을 처리하고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할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 검찰개혁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당과 민주당이 한 발씩 양보하면서 정기국회 회기 내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국당 의원 다수가 필리버스터 철회 결정에 반발해 심 원내대표는 '선 예산안 처리, 후 필리버스터 철회'라는 3당 원내대표 합의안을 추인받지 못했다.

3당 합의안을 의총에서 추인받지 못한 심 원내대표는 10일 오전부터 민주당, 바른미래당과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벌여 오전 중 본회의에서 '민식이법' 등 비쟁점 법안 처리에 합의하고, 예산안 처리 문제는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심 원내대표는 문 의장,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여야 3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오후 내내 예산안 협상을 계속했지만,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자 민주당 등은 '4+1 협의체'에서 논의한 예산안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심 원내대표는 '4+1 협의체'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지연시키기 위해 한국당의 자체 예산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예산안 원안에 대한 수정안이 제출될 경우 제안설명을 해야 하는 데다, 한국당 의원들이 돌아가며 토론에 나설 경우 '4+1'의 예산안 수정안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제안설명과 토론으로 '4+1'의 예산안 수정안 처리를 지연시키겠다는 전략이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설명 절차를 생략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본회의가 열리자마자 문 의장은 '4+1'의 예산안 수정안, 한국당의 예산안 수정안에 대한 제안설명 절차를 생략한 채 '4+1'의 예산안 수정안을 표결에 붙였고, 심 원내대표의 '전략'은 물거품이 됐다.

심 원내대표의 전략이 실패하면서 당 일각에서는 심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상정될 법안 198개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전략 부재'가 심 원내대표의 '전략 실패'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 전 원내대표가 룰이 없는 행동을 했다. 예를 들어 축구를 하는데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하니 (여당에) 당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심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 "심 대표의 책임이 아닌데 그렇게 몰아가는 사람들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나오라면 앉아있고, 들어가라면 앉아있으면서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순수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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