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봉사활동 별 거 있나요..가장 잘하는 일 나누는거죠"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1 18:36

수정 2019.12.11 18:36

한국폴리텍의 '기술 봉사’
필리핀 등 9개국서 3D프린팅교육·전기시설 보수 등 진행
국내 ‘자동차 명장’ 김관권 교수와 장애인 차량 무상점검도
하루 60여명 봉사자 참여… 22년간 3000여대 차량 혜택
이석행 이사장(오른쪽)이 베트남 하노이 응오시리엔중학교 학생들과 로봇 프로그래밍 실습을 하고 있다.
이석행 이사장(오른쪽)이 베트남 하노이 응오시리엔중학교 학생들과 로봇 프로그래밍 실습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서 자동차학과 재학생들이 장애인 자동차 점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서 자동차학과 재학생들이 장애인 자동차 점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다솜고 국제기술봉사단 16명이 올 1월 베트남에 있는 응오리시엔 중학교를 찾았다. 한국폴리텍 다솜고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위한 기술계 특성화 고등학교다.


다솜고 국제기술봉사단은 중·고교 단계에서 기술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베트남의 교육환경을 고려해 응오리시엔 중학교에서 3D프린팅, 로봇제어 및 드론 체험 등 기술교육, 문화체험 행사 등을 진행했다.

베트남 현지 언어에 제약이 없는 다솜고 학생들이 현지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을 현지 언어로 설명해주는 등 밀착형 교육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다솜고 학생들과 함께 베트남을 찾은 이석행 폴리텍 이사장은 "다솜고 학생들이 베트남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융합기술을 공유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더욱 자랑스럽고 기특했다"며 "지속적인 글로벌 교류를 통해 기술교육을필요로 하는 곳을 적극적으로 돕고, 다솜고 학생들의 안정적인 사회진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잘 하는 일로 재능기부'··· 9개국에 630명 파견

우수 기술 인력을 키우는 한국폴리텍대학이 학교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국제기술봉사다. 국제 기술봉사는 폴리텍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ODA)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전공기술 재능 기부를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 교류 협력 활성화 차원에서 지난 2012년 필리핀에서 처음 시작됐다. 현재까지 태국·스리랑카·미얀마·베트남·캄보디아·네팔·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9개국에 23회에 걸쳐 630여명의 봉사단원이 파견됐다.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현지 기술 교육생들과 협업해 전공 분야 기술 봉사는 물론, 초중고 대상 놀이터설치나 PC 수리, 대학교 강의실 및 마을 시설 개보수 등에 참여한다.

베트남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설계 및 용접 기술을 활용한 크리스마트 트리 제작이나 LED 전등 설비 구축, 3D프린팅, 로봇제어 교육을 진행했고, 라오스에서는 전기시설 보수작업 등이 이뤄졌다.

폴리텍 관계자는 "해외 기술봉사지역은 정부 정책 및 폴리텍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제교류 및 국제개발협력사업 추진국가를 기반으로 해 선정한다"며 "봉사 대상지역이 대체로 시설환경이 열악해 폴리텍의 기술봉사가 큰도움이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폴리텍 학생 48명은 이달에도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베트남과 라오스로 떠난다. 13박14일 일정으로 떠나는 베트남 봉사활동은 호치민 기술대학에서 사물인터넷(IoT) 활용 LED 조명 설치, 캠퍼스 맵 설계 및 제작, 정문 설치 등을 진행한다. 라오스를 찾는 봉사단은 라오스폴리텍 대학에서 컴퓨터실 시설 개보수 등을 할 계획이다.

지난 8월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서 장애인 자동차 무료점검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관권 교수(첫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자동차과 학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서 장애인 자동차 무료점검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관권 교수(첫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자동차과 학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오른쪽)이 베트남 하노이의 응오시리엔 중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3D제품의 디자인을 검토하며 모델링 실습을 하고 있다.
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오른쪽)이 베트남 하노이의 응오시리엔 중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3D제품의 디자인을 검토하며 모델링 실습을 하고 있다.
■22년째 장애인 자동차 무상점검

폴리텍은 국내에서도 장애인 차량 무상점검 등 재능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자동차 무상점검'은 대한민국 제1호 자동차 명장이자 폴리텍 정수캠퍼스 교수인 김관권 교수가 시작했다. 김 교수는 지난 1993년 뇌출혈로 하반신 장애를 얻게 된 것을 계기로 '장애인 차량 무상점검'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폴리텍에 2년제 학위과정이 생기면서 2학년 학생들에게 본격적인 현장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이왕이면 남들에게 베풀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다 우연히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장애인이 교통신호를 지키는 것을 보고 전공을 살려 차량 점검 봉사활동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봉사활동 초기에는 서울 정수캠퍼스 재학생들이 참여했지만, 주 5일제가 시행된 이후에는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 일하는 졸업생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 무상 점검과 예방 정비, 응급조치 요령 지도 및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1회에(하루)에 60여 명의 봉사자들이 참여, 50~60대의 차량을 정비하고 있다"며 "22년간 약 3000여 대 차량에 대한 점검과 수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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