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경제 국제화의 선구자"…故김우중 빈소 이틀째 각계 조문 행렬(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19.12.11 19:24

수정 2019.12.11 19:33

故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장례 이틀째, 각계 인사들 조문 "韓경제 큰 역할" "과감한 기업가 정신 발휘" "사회 통합 앞장"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19.12.1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숙환으로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19.12.1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고은결 기자 = 지난 9일 별세한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에 이틀째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11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한국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을 선도한 고인을 기억하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1호 조문객'은 오전 8시50분께 빈소를 찾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약 15분 간 유족들을 위로하고 빈소에서 나왔다.
박 회장은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제 형님과 사돈이었다"며 "우리나라 재계의 큰 인물이셨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형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은 김우중 전 회장과 사돈 관계다. 박정구 회장의 장녀인 박은형씨는 김 회장의 둘째 아들 김선협 아도니스CC 사장의 배우자다. 재계 관계자는 "사돈으로 맺어진 금호가와 대우그룹은 사업적 측면에서도 인연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오후 3시께 빈소를 찾았다. 박삼구 전 회장은 고인에 대해 "우리나라 재계 거인이었다"며 "한국 경제에 큰 역할을 하신 분이 떠나 너무나 안타깝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오전에는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김 전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10시50분께 빈소에 도착해 10분 간 유족을 위로하고 나온 최 회장은 "한국 재계 1세대 기업인이자 큰 어른으로서, 청년들에게 꿈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셨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최재원 SK수석부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김영상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장치혁 전 고합 회장 등도 빈소를 방문했다.

국내 재계 5대 그룹 중 LG는 빈소를 방문한 대표 조문객은 없었다. 삼성의 경우 해외 출장을 떠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날 다녀갔고, 현대자동차그룹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전날 발걸음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고인이 지난 1998~1999년에 제 24·25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회장을 지낸 만큼, 전경련 소속 기업인들의 조문 발길도 이어졌다.

과거 전경련에서 김 전 회장과 함께 했던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오전 9시50분께 빈소를 방문했다. 손 명예회장은 "김 회장님과는 많은 일을 했다"며 "정말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전세계 어디서든 가서도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준 분"이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손 명예회장은 "비즈니스 결단을 하실 때 반드시 최일선에서 결정권자와 같이 만나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과단성과 담대함을 잊을 수 없다"며 "특히 노태우 대통령 때 좋은 남북 기본 합의서를 만드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활동도 열심히 하셨지만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북한 관계를 위해서 여러 활동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우중 전 회장은 2014년 출간된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대북특사로 일하면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후 1시50분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단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전날 추도사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던 허 회장은 별다른 말 없이 빈소를 빠져나갔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오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경제계를 비롯해 정·관계에서도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10시 이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수 전 국무총리, 오명 전 장관, 한광옥 전 비서실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연달아 빈소를 찾았다.

김 전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경제 개척해서 세계 상대로 우리 상품 알리는데 노력 많이 했다"며 "IMF로 불운에 처해서 말년 좋지 않지만 70~80년대 우리나라 경제개발 당시에는 큰 기여를 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국무총리는 "지난 50년 돌아보면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를 경제발전은 물론이고 사회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며 "김회장이 국민들에게 큰 모범 보여줬다고 자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 국무총리는 "경제에 큰 역할 해주셨고 말년에 불행하게 가셨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회장도 오전 11시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박 회장은 "너무 훌륭한 분 일찍 가서 안타깝고 나에 대해 많은 걱정 해주신 분인데 일찍 가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3월에 병원에서 뵀는데 올해 못넘기실지 꿈에도 몰랐다"며 "말씀하시는 게 힘드셔서 우리만 얘기했었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9.12.11.semail3778@naver.com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12시30분께 빈소를 찾았다. 정 전 의장은 고인에 대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중 한 분"이라며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기업을 해보고 싶은 의욕을 불어넣으셨고, 기업인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보여주신 그런 최고의 기업인"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특히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기업 활동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산업화와 국제화에 선구적 역할을 하셨다"며 "물론 그늘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단한 역할을 하신 기업인"이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오후 2시께 빈소를 찾았다. 약 15분 간의 조문을 마친 손 대표는 "우리나라는 세계 속에서 번창하고, 세계와 협조하고 평화를 누릴 수 있는 나라"라며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를 세계로 이끄는데 앞장서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말을 했다"고 했다.

이어 "김 전 회장은 우리 사회 통합에 앞장섰는데, 70년대에 감옥 다녀온 이들을 받아들여 대우그룹에서 세계 각지로 보내 일을 하게 하고 좌우를 넘나드는 통합의 길을 걸었다"고 했다.

또한 "경제적으로 어렵고, 세계로 힘차게 뻗어나갈 상황에서 김우중 전 회장의 역량과 비전이 대단히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넀다.

3시 이후에는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의원과 지상욱 의원이 함께 조문을 왔다. 유승민 의원은 "한국 경제의 성장 신화를 직접 만드신 주인공"이라며 "우리 경제가 세계 뻗어나가는 데 가장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분으로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수성 전 국무총리, 변양균 전 청와대정책실장, 진념 전 부총리,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서상기 전 의원, 박진 전 의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빈소를 다녀갔다.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10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의 조화(오른쪽부터)가 자리하고 있다. 2019.12.1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10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의 조화(오른쪽부터)가 자리하고 있다. 2019.12.10. photo@newsis.com


김 전 회장의 '세계 경영'을 다시금 조명한 조문객들도 있었다.

'김우중과의 대화'를 집필했던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이날 오후 3시30분께 기자들과 만나 "김 전 회장은 돈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나라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관심을 가진 민족주의자"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김우중과의 대화'에서 첫 번째 장을 '세계를 경영한 민족주의자'라고 했다"면서 김 전 회장의 '세계 경영'과 민족주의자적 특성을 거론했다.

신 교수는 김 전 회장이 과거 정부의 "부실기업을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인수해 중화학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사업 분야를 내세워 '패키지'로 국가 경제 건설을 위한 사업 분야를 '패키지'로 제안, 딜에 성공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성과를 냈다고 했다.

신 교수는 "당시 대우그룹에는 중화학, 건설, 금융, 종합무역상사 등이 모두 있었다"며 "김 전 회장은 한국에서 경공업, 중화학 등을 거치며 역량을 갖추고 경제를 일궜으니까 '너네를 한국으로 만들어줄게'란 이야기가 먹혔다"고 부연했다.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10일 오전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2019.12.1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김종택 기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10일 오전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2019.12.10. photo@newsis.com

김우중 전 회장이 말년에 공들였던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 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프로그램 연수생도 전날 100여명, 이날 약 40명이 발걸음했다.

한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측에 따르면 전날 빈소에는 3000명 이상의 조문객이 방문했고 11일에는 오후 6시 기준 2000명 이상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에는 천주교식 입관 예배가 열렸다. 오후에는 원불교, 기독교, 불교식으로 고인을 기리는 행사가 차례로 진행됐다.

김 전 회장의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러진다.
영결식 조사는 장병주 회장이 맡아 진행하며 추도사는 손병두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할 예정이다.

영결식 중 '고인의 언(言)과 어(語)' 시간에는 김 전 회장의 생전 육성을 담은 영상을 20여분 이상 상영한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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