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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2 09:17

수정 2019.12.12 09:17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

[파이낸셜뉴스] 짐 로저스의 일본에 보내는 경고/ 짐 로저스/ 이레미디어

냉철한 시각과 뜨거운 가슴을 가졌지만 솔직하고 직설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는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그의 날카로운 예측은 언제나 현실화됐다. 짐 로저스는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나기 직전 일본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해 지진 영향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모두가 아베노믹스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도 투자를 늘려 막대한 이득을 거뒀다. 하지만 짐 로저스는 2018년 가을 일본 주식을 모두 팔고 일본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짐 로저스가 일본 경제 추락은 물론 일본 소멸까지 단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패권을 두고 벌어지는 미중 무역전쟁, 한일간 경제 갈등, 팽팽한 남·북·미 관계 등 한 치 앞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은 짐 로저스가 건네는 조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책은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본 일본 미래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해결책, 한반도와 그가 주목하고 있는 국가들과 개인의 생존 전략이 담겼다. 올해 여름 출간 즉시 일본 최대 서점인 기노쿠니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일본은 물론 국내 언론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조금씩 힘을 가한 나뭇가지가 어느 순간 딱 부러지는 것처럼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되고 나서야 사람들은 정신을 차린다.
일본에도 그런 파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막대한 부채와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짐 로저스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그의 의견이 아니라 더하기, 빼기 같은 단순한 '진실'이다. 그는 아베노믹스를 '터무니없는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2011년 동북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본 사회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은 일본 제조업의 위기의식을 불러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베노믹스가 탄생했다. 2012년 12월, 막대한 규모의 금융 완화가 시행됐고 일본은행은 '금융 완화 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라는 명목하에 지정 금리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한다. 일본은행이 지폐를 마구 찍어내고 그 돈으로 일본 주식과 국채를 사들이므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주가가 치솟고 경제 지표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자 일본 정부는 '전후 최고의 호황'이라고 선전한다. 그러나 현재 닛케이 지수는 버블 시대 최고치의 60% 수준에서 오가고 있다. 전후 최고의 호황이란 용어는 맞지 않는 말이다. 일본은 또 매년 100조 원에 가까운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와중에 불필요한 공공사업에 공적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 중 하나가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짐 로저스는 도쿄올림픽이 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고 결국 일본의 쇠퇴를 앞당기는 패망으로 가는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막대한 재정 적자와 부채 문제 외에도 심각한 사회구조적 문제가 바로 인구 감소다.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폐쇄적인 정책,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국민의 생활 수준 저하, 세수 부족, 내수 시장 규모 축소, 궁극적으로는 국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이 현실을 외면하고 부채를 부채로 막는 정책을 지속하며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30년 뒤의 일본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쇠퇴하여 범죄와 폭동의 나라가 될 것이라는 것이 짐 로저스의 예측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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