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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류영재 회장 "소수 지배주주 중심, 혁신과 성장 방해"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2 15:14

수정 2019.12.12 15:14

[fn마켓워치]류영재 회장 "소수 지배주주 중심, 혁신과 성장 방해"
[파이낸셜뉴스] 류영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초대 회장 겸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소수 지배주주 중심 기업거버넌스(지배구조)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보다 기업지배권 강화에 우선한 결정으로 혁신과 성장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12일 밝혔다.

류 회장은 이날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창립총회에서 "기업거버넌스의 위험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본 대한민국 기업거버넌스는 소수지분을 가진 지배주주가 계열사를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 후 기업전체를 지배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우리나라의 일반 주주들이 소수의 주식을 보유한 지배주주에 의해 제도적으로 기업거버넌스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한국기업의 정당성 위기로 이어졌다고 봤다. 기업의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주주의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위기다.


아시아기업거버넌스협회(ACGA)의 2018년 공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기업거버넌스 순위는 아시아 12개국 중 9위다.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정도만 앞서는 수준이다.

그는 "글로벌 투자업계는 한국 자본 시장의 기업거버넌스 위험을 지적하며, 한국을 주요시장에서 주변부시장으로 폄하하는 분위기마저 생기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기업거버넌스를 개선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장부가 대비 선진국 시장의 평균으로 배가시켜 국민의 노후자금과 투자자들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주행동주의도 실질적 대안이 되지 못할 것으로 지적했다. 높은 내부지분율, 각종 경영권 방어수단 및 장외공개매수, 위임장대결 등이 걸림돌이다. 민사 소송도 증거개시절차의 미비로 효과적인 주주 구제책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소수 지배주주가 다수의 비지배주주를 기업거버넌스에서 체계적으로 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각종 법규와 제도적 제약이 있는 현재 상태에서 행동주의, 소송중심의 대결적 양상은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와 사회적 갈등만 부른다"고 강조했다.

이에 포럼을 통해 일반주주의 권리행사를 제약하는 제도적 요인에 대해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사외이사, 감사위원들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사업도 전개한다. 기업거버넌스 관련 주요 분쟁과 법원의 다툼에서 객관적 전문가 증언과 의견도 제시한다.

류 회장은 "연구를 통해 발견된 기업거버넌스 제도개선사항을 행정부, 입법부에 적극적으로 정책 건의해 제도화하겠다"며 "조직화된 발언권이 없었던 일반 투자자, 국민들을 대신해 자본시장에서 투자자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최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도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좋은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고민하고, 같이 행동하길 바란다.
우수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은 투자자가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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