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 인사 늦춰도 내년 전략은 챙긴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2 17:49

수정 2019.12.12 17:49

전·현직 임원들 재판 영향으로 12월 예상됐던 정기인사 지연
전략회의 예정대로 16일 개최 반도체 위기극복 방안 등 논의
김현석 사장(CE)
김현석 사장(CE)

고동진 사장(IM)
고동진 사장(IM)

김기남 부회장(DS)
김기남 부회장(DS)

삼성전자가 오는 16일 내년도 경영전략을 확정하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노조와해 의혹 등 전·현직 임원들이 대거 기소된 재판들의 영향으로 연말 정기인사가 늦어지고 있지만 내년 경영계획 수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일부터 닷새간 경기도 수원·화성·기흥 사업장에서 각 사업부문별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400여명의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업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경영전략을 확정하기 위해 '마라톤 회의'로 진행되는 삼성전자의 핵심 행사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김기남 부회장(DS), 고동진 사장(IM), 김현석 사장(CE) 등 3명의 부문장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장, 실무 임원, 해외법인장 등이 모여 내년 사업전략과 방향을 집중 점검한다. 지난 6월에 열린 상반기 회의처럼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도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시작으로,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소비자가전(CE) 부문으로 나눠 각 사업장에서 진행된다.
김기남 부회장(DS), 고동진 사장(IM), 김현석 사장(CE)이 부문별로 주재하는 전략회의는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한 채 비공개로 열린다.

일각에선 12월 초 예상됐던 정기인사가 지연되면서 글로벌 전략회의도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통상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개편까지 마무리짓고 새 진용을 갖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불투명한 정기인사 시기때문에 글로벌 전략회의 연기를 검토했지만 예정대로 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 이후 정기인사가 단행되면 임원 변동요인이 있어 부담이 큰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내년도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어느 정도 인사의 밑그림이 나왔기 때문에 경영전략 수립을 인사 이후로 미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의 주요 화두로는 반도체 위기극복 방안과 인공지능(AI), 5G, 전자장비 등 미래 핵심 성장분야의 중장기 전략 마련으로 압축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비전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강화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대강자인 대만 TSMC를 추격하고 있지만 최근 점유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휴대폰 부문(IM)은 내년 초 공개할 갤럭시S11과 갤럭시 폴드 후속작 등 전략폰의 마케팅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다음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20'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QLED TV 등 전략 신제품 출시 계획 등을 논의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