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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빅4'도 감당불가… KB손보, 車보험 영업축소 나서나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2 17:53

수정 2019.12.13 16:23

지난달 손해율 100% 육박하자 "메꿀 여력 더이상 없다" 판단
고손해 이륜차·대리운전 부문, 저효율 다이렉트 TM이 타깃
중소형 손해보험사에 이어 '빅4' 손보사 중 하나인 KB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 영업 축소 검토에 나섰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손해율로 손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팔수록 손해'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매출 축소에 나선 것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내부적으로 자동차보험 영업 부문에서 저효율 다이렉트 TM(전화영업) 축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손해물건으로 분류되는 이륜차, 대리운전에 대한 영업도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KB손보의 지난 10월까지 자동차보험 누적실적은 1조8221억원, 시장 점유율은 12.6%로 업계 4위다. 다이렉트(온라인) 채널 매출 급증으로 시장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영업 축소에 나선 것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손해율 때문에 손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다다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KB손보의 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9.6%로 100%에 육박한다. 11월까지 누계 손해율은 90.9%다. 업계에서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는데, 11월 한 달에만 약 20%가 손실이 났고, 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10% 적자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TM 채널의 축소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륜차와 대리운전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KB손보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36.5%, 64%에 달한다. KB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손실이 커지면서 희망퇴직, 운영성 경비 축소, 팀장제 폐지 등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급상승하는 손해율에 따른 손실을 충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고손해물건인 이륜차와 대리운전 부문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TM 영업을 축소해 매출을 줄여 손실을 줄여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소형 손보사들도 급증하는 손해율을 감당하지 못해 조직을 축소하거나 매출 축소를 위한 디마케팅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롯데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디마케팅에 들어갔고, 흥국화재 등도 판매 채널을 다이렉트 채널만 유지하면서 자동 유입 고객과 갱신 고객 중심으로 영업 활동을 펴 왔다. 빅4 중 하나인 KB손보까지 자동차보험 영업 축소에 나서면서 자동차보험을 계속해야 하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손실이 있어도 장기인보험, 자산운용수익 등으로 손실을 메꿀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실손의료보험도 손해율 급증으로 손실이 커지면서 자동차보험 손실을 메꿀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손보사들은 내년 초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선 8~10% 수준의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5% 내외의 인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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