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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아시아로 나가는 우아한형제들, 기대가 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3 17:37

수정 2019.12.13 17:37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분 87%를 독일 배달앱 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넘긴다고 13일 밝혔다. DH는 한국에서 2위 배달앱인 요기요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1·2위 배달앱이 DH라는 큰 우산 아래 들어가는 셈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창업(2011년) 8년 만에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잡았다. 그런 회사가 독일 경쟁사와 힘을 합쳐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다른 한편 우아한형제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봉진 대표를 비롯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은 나머지 지분 13%를 갖고 있다. 이 지분은 향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이를 바탕으로 김 대표는 국내 영업에서 손을 떼는 대신 아시아 영업 전반을 맡게 된다. 이를 위해 양사는 50대 50 지분으로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하는 글로벌 진출 파트너십을 맺었다. DH는 이미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40여개국에 진출했다.

이번 인수합병은 국내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했다. 이로써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DH가 이미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 대표는 미국처럼 벤처 창업자에게 차등의결권을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예컨대 창업자의 경우 1주당 10주의 의결권을 인정하는 식이다. 그래야 창업주가 경영권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등의결권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일부 논의만 있을 뿐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 증시는 유망한 대한민국 유니콘 기업을 유치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달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에 합의했다. 통합사는 아시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검색 시장에서 강력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당시 이재웅 쏘카 대표는 페이스북에 "앞으로도 이런 멋진 그림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라인·야후재팬을 응원한다"고 썼다. 우아한형제들과 DH의 결합도 업종만 다를 뿐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처럼 신산업은 그냥 두면 알아서 시장질서가 형성된다.
필요하면 외국기업과 제휴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부는 그저 멍석을 깔아주기만 하면 된다.
공연히 감 놔라 배 놔라 간섭하기 시작하면 될 일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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