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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스마트시티, 아세안 협력의 새 플랫폼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5 17:28

수정 2019.12.15 17:28

[차관칼럼] 스마트시티, 아세안 협력의 새 플랫폼

도시는 혁신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다.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 인류를 가장 빛나게 만들어주는 협력적 생산활동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과거 아테네의 철학이 그랬고,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꽃피울 수 있었던 이유다. 뉴욕의 패션산업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도시는 교류와 소통의 공간으로 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 전반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국경을 넘어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도시 간 연결이 촘촘해지는 스마트시티에서 글로벌 협력은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
여러 도시들의 성공과 실패 속에서 스마트시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지혜가 끊임없이 나온다.

동남아시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국가 평균연령이 30대로 젊고, 역동적이며 연 5%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잠재력이 매우 크다. 모바일 보급률(141%)이 유럽(119%), 남미(115%) 등을 웃돌 정도로 디지털 친화력 또한 높다. 무엇보다 신도시 개발 경험과 우수한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와의 협력의지가 강하다.

지난달 말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 간 스마트시티 분야 협력을 한층 도약시키는 특별한 계기가 됐다.

태국, 베트남, 라오스 3개국 정상과 아세안 7개국 장차관 40여명이 참석한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착공식'은 혁신기술의 대향연이자 아세안과 함께하는 스마트시티 메시지가 어우러져 정상회의 전야제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함께 2022년 낙동강 하구 277만6859㎡(84만평)에 세워질 미래 스마트시티 모습에 감탄을 지어냈다.

이와 함께 아세안 10개국이 역외국가와 최초로 한·아세안 스마트시티 장관회의라는 장관급 협의체를 발족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아세안 10개국 스마트시티 담당 장관은 새로운 협력플랫폼의 탄생을 축하하고, 연례회의로 발전시키자는 한국의 제안에 박수로 화답했다.

3일 동안 1만3000여명이 다녀간 '스마트시티 페어' 역시 아세안 국가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태국 총리는 한 시간 동안 머물며 스마트홈에서 원격터치로 옷을 갈아입고 스마트 기술로 정화된 물을 시음하고, 자율주행차를 시승하면서 한국 스마트시티에서의 생활을 체험했다.

예고 없이 방문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시관을 꼼꼼히 둘러보고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사업에 한국의 스마트시티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 외에도 브루나이,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5개국과 스마트시티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협력의 큰 걸음을 내디뎠다.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의지는 이제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져야 한다. 정부는 다음 달 한국의 스마트시티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할 아세안 도시 3~4곳을 선정하고 사전타당성 조사, 마스터플랜 수립을 지원하는 국제공모를 시작한다.
나아가 아세안 국가의 공무원과 전문가를 초청해 한국형 스마트시티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 아세안 내 스마트시티 협력센터를 설립해 협력사업 발굴과 지원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고자 한다.

스마트시티를 새로운 협력 플랫폼 삼아 아세안의 무한한 잠재력과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 경험이 만날 때 세계 스마트시티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스마트시티 속에서 아세안과 함께 상생·번영할 대한민국의 미래가 기대된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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