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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블록체인 산업 화두는 산업간 연계-표준화"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7 18:25

수정 2019.12.17 18:25

IBM-람다256, 16일 '제2회 블록체인 진흥주간' 기조강연 "금융-의료-부동산 등 전산업군서 블록체인 접목 시도 활발" "산업간 경계 허무는 글로벌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 속속 등장" "구체적인 서비스 환경에서 표준화된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해야"

국내외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일제히 내년 블록체인 산업의 화두고 산업간 연계와 표준화를 짚었다.


IBM 엄경순 전무와 람다256 박재현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블록체인 진흥주간’에서 각각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엄 전무는 IBM의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 전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블록체인 산업 동향과 혁신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내년의 화두로 산업간 연계를 짚었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서비스플랫폼(BaaS)’ 대표 주자로써 국내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표준화를 제시했다.


■”산업간 연계에 블록체인 활용 늘어”


엄경순 IBM 전무가 1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블록체인 진흥주간'에서 발표하고 있다.
엄경순 IBM 전무가 1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블록체인 진흥주간'에서 발표하고 있다.

엄 전무는 현 글로벌 산업의 블록체인 적용 동향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400개 이상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컨소시엄이 구축돼 있으며, 20개 이상 네트워크에서 실제 블록체인 기반으로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며 “단순히 사내 비즈니스 혁신을 위해 블록체인을 썼던 기업들이 이제 산업을 넘나드는 새로운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 전무는 영국,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 블록체인이 쓰이고 있는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A)는 블록체인을 통해 의료 데이터를 저장하고 교환하는 서비스를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미 식품의약국(FDA) 역시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의약품 공급망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캐나다와 프랑스에선 금융기관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캐나다 7개 은행들은 블록체인 신원인증 기업 시큐어키(SecureKey)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용자가 한 번만 신원확인 과정을 거치면 다른 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곧바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은행, 카드, 보험 사업을 함께 전개하고 있는 프랑스 대형은행 ‘크레딧 뮤추얼 아르케아(Credit Mutuel Arkea)’ 역시 신원인증(KYC) 과정을 단일화해 중복데이터를 줄이고, 사용자가 금융거래에 집중토록 지원하고 있다.


엄 전무는 “호주에선 현지 은행과 부동산 기업이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소상공인 임대보증 서류 발행 서비스를 개발해 기존에 한달 가까이 걸리던 비즈니스 준비 기간을 하루로 단축시킨 라이곤(LYGON)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며 “일본에서도 16개 지방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플랫폼 피팅허브(Fitting Hub)를 통해 지역의 금융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 전무는 산업별로 다양한 블록체인 사례가 계속해서 새롭게 발굴될 것이라 내다봤다. 일례로 자동차 부품에 블록체인을 탑재해 어떤 아이디 사용자가 언제까지 주행했는지 투명히 기록함으로써 자동차 임대산업의 소형 지불결제(마이크로 페이먼트) 모델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엄 전무는 “블록체인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선 단순히 기술에 집중하는게 아니라 생태계 구축 전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향후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서로 연동되는 산업표준 기술을 만드는 것이 블록체인 산업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블록체인 대중화 위해 표준화 필수”


박재현 람다256 대표가 1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블록체인 진흥주간'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재현 람다256 대표가 1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블록체인 진흥주간'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올 한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에 대해 “산업 불씨를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 시기”라고 정의했다. 각종 보안 및 해킹 사건사고,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한 자금조달의 어려움, 새로운 규제 및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시도 등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급변하는 가운데 블록체인 대중화의 첫발을 떼기 위해 치열하게 도전했던 시간이었다는게 박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이 기업에서 찾는 인프라 서비스로 성장한 것 역시 지난 1년간의 긍정적인 변화라고 지목했다. 글로벌 주요기업의 53%가 블록체인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보고 있으며, 기업들의 블록체인 연간 지출 예산도 연평균 60%씩 성장하고 있다는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금융, 제조, 소매, 보험, 공공 산업에서 블록체인을 혁신기술로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대중화 되기 위해선 활용성 이슈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크립토키티 최고기술책임자(CTO)에 따르면 전체 사용자 중 99%는 복잡하고 불편한 서비스 진입 과정에서 이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사용성 때문에 100배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한, 박 대표는 내년도 블록체인 산업 주요 이슈로 블록체인 표준화 모델 정립을 제시했다.

아직까지 블록체인 산업엔 비표준 영역이 많고, 각각의 퍼블릭 블록체인들이 서로 파편화돼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어기술을 육성하는게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블록체인 서비스를 시각화하고, 구체화된 환경에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블록체인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기업들이 단순히 국내 산업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표준화된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블록체인 생태계 참여자 가치를 극대화하고,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의미한 실사례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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