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7년전 실종된 큰딸, 어느새 30대 중반…어떻게 찾을지"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30 10:30

수정 2019.12.30 10:29

조수민양(33·실종 당시 16세)은 실종 당시 신장 155cm, 체중 50kg로, 검정 단발머리, 두툼한 입술, 둥근 얼굴형의 외모적 특징을 지녔다./사진=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조수민양(33·실종 당시 16세)은 실종 당시 신장 155cm, 체중 50kg로, 검정 단발머리, 두툼한 입술, 둥근 얼굴형의 외모적 특징을 지녔다./사진=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파이낸셜뉴스]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느 새 수민이가 30대 중반이 돼 버렸는데, 자기를 찾고 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17년 전 첫째 딸과 이별한 어머니 정미령씨(63)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끝내 목소리가 떨렸다.

30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조수민양(33·실종 당시 16세)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인 2002년 9월 13일 전남 순천시 저전동 순천여고 주변에서 자율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자율학습 뒤 귀가 시간이 지났음에도 딸이 오지 않자 정씨는 바로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그러나 다음날 경찰은 수민양의 실종을 가출로 의심했다.


정씨는 "경찰에 '당신 딸이라면 그렇게 이야기 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후 경찰에 실종전담반이 생겼지만, 지방이라 아직도 지원이 상대적으로 서울보다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정씨 부부는 마지막 휴대전화 발신지인 벌교읍 주변을 뒤지고, 방송에도 수차례 출연했지만 수민이의 소식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실종 수 년 뒤 충북 제천 주변에서 의문의 전화가 걸려와 찾아갔지만, 이름만 같은 사람이 있을 뿐 딸과 만나지는 못했다.

정씨는 수민양의 두 남동생도 보살펴야 했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딸을 찾아 나서기도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민이 동생들도 상처가 있는데, 그걸 보듬어주지 못했다"며 "누나에 대해서 말도 꺼내지 않고, 아이들 마음 상할까봐 울어 본 적도 없다"고 속내를 전했다.

정씨는 딸을 성실한 '책벌레'로 기억한다. 그는 "책을 워낙 좋아해, 인근 도서 대여점에서 100권을 빌려볼 정도였다"며 "수업시간에 '엄마, 보고싶어'라고 글을 써 와 그 글이 항상 가슴에 남는다"고 수민씨에 대해 회상했다.


그러면서 "맏이다 보니 살갑게 '사랑한다'며 표현해 주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어떻게 해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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