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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스타벅스가 경쟁상대인 시대…성찰해야"

뉴시스

입력 2019.12.31 17:26

수정 2019.12.31 17:26

"가치관·기술 급변…동반 성장" "과거 방식의 성장 담보 의문" 사업모델·프로세스·직원 변화
[사진=뉴시스]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DB)
[사진=뉴시스]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31일 "손님 중심에서 손님과 직원, 주주, 공동체를 아우르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우리의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가치관과 기술이 급변하는 2020년대에는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고, 행복을 나누지 않으면 신뢰받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손님의 기쁨만이 아닌 '모두의 기쁨'을 추구하고, 이익에만 매몰되지 않고 모두를 위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편협된 사고를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와 협력해야 한다. 이같은 변화의 시기에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공정한 무역을 말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간다"며 "비윤리적 기업의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금융회사에겐 이러한 기업에 대출과 투자를 하지 말라는 요구가 빗발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주주의 이익 뿐만 아니라 손님, 직원 나아가 사회구성원 모두의 이해관계를 충족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술은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회사마저 우리의 경쟁상대로 만들고 있다"며 "사이렌 오더 하나면 전세계 스타벅스를 별도의 환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상의 일환으로 스타벅스는 유수 대기업과 암호화폐 거래소 파트너로 참가하게 됐다. 스타벅스는 더 이상 단순한 커피회사가 아니라 '규제받지 않는 은행'이라 칭해도 무방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 "기술의 발달이 업권의 경계를 현격하게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와 기술의 발달 속에서 과거 10년의 성공 방식이 다가오는 10년의 성장과 생존을 담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런 문제 의식을 토대로 김 회장이 주문한 것은 사업모델, 프로세스, 직원의 변화다. 사업모델에 대해서는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AWS) 예시를 들었다.

그는 "인터넷서점으로 시작해 미국 유통업계를 장악한 아마존은 유휴서버를 활용해 이를 필요로 하는 회사들에 대여하는 AWS를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도 디지털금융혁신을 선도해 새로운 비지니스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금융소외계층을 지원하고,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국가 혁신성장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기술과의 협업을 통해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업권의 경계를 넘고, 사업부문제를 통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손님 경험과 상품도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클라우드 등 기술을 통해 업무프로세스를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직원이 몰입하고 소통하는 유연한 인재, 금융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며 "사내벤처 등 마음껏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도 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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