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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AI, 개발과정 수작업 수고 덜어주고 게임 속에선 직접 조율자 역할도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1 17:46

수정 2020.01.01 17:46

게임업계 성큼 들어온 AI
이세돌 9단(36)이 25년 바둑 인생의 마지막을 NHN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의 대국으로 마무리했다. 총 3판의 대국으로 치러진 이 9단의 은퇴경기는 2승1패를 거둔 한돌의 우승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알파고에 이은 한돌과 이세돌의 승부는 또 한 번의 국민적인 이벤트로 성황리에 마쳤다. '한돌'과 같은 AI와 인간의 대결은 게임업계에서 종종 구경할 수 있는 경험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15일 e스포츠 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선 현장에서 선보인 '블소 비무 AI 이벤트 매치'를 통해 게임에 AI를 처음 적용했다. 월드 챔피언십은 '블레이드 & 소울'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다.
엔씨는 각각 다른 학습체계를 적용한 3종류(공수 균형, 방어형, 공격형)의 AI를 유럽, 중국, 한국 프로게이머의 상대로 선보였다. 이 경기는 온게임넷, 트위치 등을 통해 글로벌 생중계됐다.

비무 AI는 사람만큼 게임을 잘 플레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여러 특성을 부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방어형 AI는 상대 체력을 줄이기보다 자신의 체력 보존을 중요하게 여겨서 상대 선수와 거리를 벌려 유리한 기회에 반격하는 것이 특징이고, 공격형 AI는 상대에 근접해 빠른 시간에 승부를 내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에서 각 비무 AI는 유럽, 중국, 한국의 최고 선수들과 팽팽한 접전을 보여줬다. 엔씨는 큰 규모의 상용 게임에서도 AI를 적용한 서비스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재는 '블레이드 & 소울' 게임 중 '무한의 탑' 콘텐츠에 AI 기능이 적용돼 있으며 딥러닝을 적용한 AI와 대결하며 이용자들은 마치 플레이어와 전투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엔씨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AI도 연구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게임 개발에 필요한 무수한 시행착오와 소요시간, 비용절감 등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예로 '게임 AI랩'에서 개발하고 있는 '보이스 투 애니메이션'이 꼽힌다. 음성에 맞춰 캐릭터의 표정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수작업으로 하면 1분짜리 대화에 필요한 표정을 그리는 데만 하루가 족히 걸리는데 '보이스 투 애니메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리니지2M'의 보스 몬스터에도 AI 기술을 적용했다.
지금까지 게임에서 등장한 보스들은 게이머들에게 아이템을 주기 위한 자원일 뿐이었는데 AI가 적용된 보스는 게이머들의 전쟁 상황을 조율하는 조율자 역할도 할 수 있다. 한 예로 리니지2M의 여왕개미 보스는 자신의 굴에 들어온 사람 중에서 어떤 혈맹이 우세하고 위기인가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서 강한 혈맹에 버프를 주거나 약자에 스턴을 주는 등 최대한 많은 시체를 만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약자를 도와주는 보스, 캐릭터 전체에 페로몬을 뿌려 게이머들의 상태를 일거에 바꾸는 보스도 등장할 수 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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