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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우리 정치인들이 CES를 꼭 봤으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8 17:39

수정 2020.01.08 17:39

CES 2020이 연일 놀라운 소식을 전 세계에 발신하고 있다. 특히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의 혁신이 눈부시다. 개인용 비행체(PAV)를 공개한 현대자동차에 이어 삼성전자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개발한 5G 차량용 통신장비를 내년부터 BMW 전기차에 탑재할 것이라고 8일 전격 발표했다. 또 5G 기반의 '디지털 콕핏(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 2020'을 최초 공개하면서 전장사업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소비자가전'의 대명사 소니도 자사 기술을 집약한 전기·자율주행차 '비전S'를 내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CES 2020의 슬로건은 '일상 속으로 들어온 인공지능(AI)'이다. 올해 행사에는 AI가 차세대 신기술이 아니라 이미 보편적 기술이 됐음을 알려주는 제품이 속속 등장했다. 삼성전자의 AI로봇 '볼리'를 비롯해 LG전자의 가상 의류 피팅 솔루션 '씽큐 핏 콜렉션', 인텔의 차세대 AI칩 '타이거 레이크' 등이 그런 것들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분야를 묻는 질문에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답했다.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는 기업은 낙오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CES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처음 참석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삼성, LG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구글, 우버 등 글로벌 기업 부스를 둘러봤다. 장관급 인사의 CES 방문은 2004년 진대제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더 많은 정치인, 경제 관련 장차관들이 혁신의 현장을 직접 두 눈으로 보길 바란다. 그래야 시대 흐름에 맞는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할 수 있어서다.

이제 곧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나올 판인데 우리는 아직도 타다금지법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안타깝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기·자율주행차를 향해 달려가는데 우리는 여전히 노조 리스크에 허리가 휜다.
또 신산업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데이터 3법은 1년이 넘도록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뼈아픈 사실을 CES 2020이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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