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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진행된 '정세균 인사청문회' 종료···결정타 無

뉴시스

입력 2020.01.09 06:11

수정 2020.01.09 07:34

野 '채무 축소' 지적에 丁 "부자들은 그런 모양이죠" 野 "친문 동맹군으로 총선 승리 지원활동 할 건가" 丁, 대검 고위급 인사 질문에 "가타부타 말하기 부적절"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0.01.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0.01.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이혜원 정진형 유자비 김남희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지난 8일 14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지난 7일에 이어 이틀째 진행된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국회의장을 지낸 정 후보자의 총리행을 둘러싼 '삼권분립 위배' 논란과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매각 개입, 경기 화성 동탄 택지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부었고 청문회 말미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주변 대검 수뇌부들을 전원 물갈이한 검찰 고위급 인사를 둘러싼 추궁이 이어졌지만 결정타는 나오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우선 정 후보자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던 지난 2014년 지인 박 모 씨의 부탁으로 포스코 송도사옥 매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 주간지 보도를 걸고넘어지며 공세를 폈다. 정 후보자는 해당 언론사에 정정 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1, 2심 연달아 패소했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국무총리가 되면 대한민국에서 법을 가장 잘 준수해야 하는 최고의 고위공직자가 되는 것인데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뒤집혀지지 않는다면 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며 "고위공직자로서 임명됐을 때의 처신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삼권분립 위배 공세도 이어졌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국회의장 출신인 후보자의) 처신 자체가 국회의 위상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김현아 의원도 "정 후보자는 친문(親文) 세력의 오랜 동맹군으로서 친문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지원 활동을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가세했다.

정 후보자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해마다 민주당 동료 의원 40여명에게 매달 50여만원씩의 후원금을 보낸 것이 세금혜택을 노린 '절세후원'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현아 의원은 "국회의원 급여는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데 월급에서 내는 세금도 아끼겠다고 일종의 편법·꼼수를 쓰는 모습을 국민들이 곱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후보자의 채무 축소 신고 의혹과 관련해선 야당과 후보자간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지상욱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2010년과 2011년 채무 신고 불일치를 지적하고 한국당 소속 나경원 청문위원장마저 자료제출 요구를 하며 지원사격하자, 정 후보자는 "부자들은 그런 모양이죠"라고 받아쳤다.

민주당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매각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박씨가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는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지만 정 후보자에게는 대가를 제공한 바가 없다고 한 점을 부각했고, 화성 동탄 택지개발 의혹에 대해선 해당 사건이 발생한 2015년이 정 후보자가 야당 의원 이던 박근혜 정부 때임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방어에 나섰다.

대검 고위급 인사에 대한 야당의 성토도 이어졌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은 "총리에 임명됐다고 가정하면, 예를 들어 1년도 안 지나고 2~3개월도 안 지나서 아무 하자가 없는데 지금 총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데 그것이 권력에, 대통령에게 대든다고 해서 총리를 잘라버렸을 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힐난했다.

지 의원도 "본인들이 만들어놓고, 검증하고, 또 칭찬해놓고 '저 사람 (윤석열)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면 우리를 거들겠어'하고 칭찬하고 (임기를 보장하는) 대통령령을 만들어놨다가 그게 안 되니까 조자룡 헌 칼 쓰듯 피의 숙청이 들어가고 있다"고 거들었다.

주 의원은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우리 총장, 우리 총장' 하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과감히 수사하라'고 했는데 뒤돌아서서 보복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추궁하자, 정 후보자는 "후보자가 인사에 대해 가타부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받아넘기기도 했다.

이후 이어진 인사청문회에선 한국당의 정 후보자 지지단체로 알려진 재단법인 '국민시대'와 사단법인 '미래농촌연구회', 화성 동탄 택지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별도 검증위원회 구성을 요구한 데 대해 민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서약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1시간여 정회되는 등 막판 신경전이 벌어졌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자정에 가까운 오후 11시 49분께 속개됐지만, 나경원 청문특위 위원장이 추후 인사청문실시계획서 수정을 통한 청문 일정 연장 여부를 여야 간사들에게 위임하기로 하면서 오후 11시 55분께 산회했다.

이틀간 이어진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종료됐지만 한국당의 추가 검증 요구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요원해진 양상이다.
그러나 총선 출마가 점쳐지는 현 이낙연 총리의 공직 사퇴시한이 오는 16일 도래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내주 초 인준 표결 절차를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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