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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황유 수요 급등·대형사 우선..급유 미뤄져 속타는 중소 해운사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3 17:13

수정 2020.04.01 13:13

저유황유 수요 급등·대형사 우선..급유 미뤄져 속타는 중소 해운사
이달부터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가 전격 시행되면서 저유황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규제에 따라 전 세계 모든 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들은 황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저유황유 수요가 급증하자 일부 항구에서 원유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저유황유 가격은 지난 8일 736.5달러로, 지난달 2일(552.5달러) 대비 33% 올랐다. 같은 날 싱가포르 고유황유 가격은 399.50달러로, 저유황유와 100달러 이상의 가격차를 보였다.

업계는 환경 규제로 저유황유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IMO는 지난 1월 1일부터 선박용 연료의 황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했다.

일단 국내 해운업계 전체 수급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전체 저유황유 공급량 자체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 정유업계 4사는 저유황유 생산 투자 설비를 늘려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S&P 글로벌플라츠' 보고서도 아시아에서 한국 정유사들이 저유황유 시장에 준비가 가장 잘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선박업체는 원유 수급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형 해운업체는 직접 혹은 항구별 브로커를 통해 대형 정유사와 2~3개월 전부터 수급 계약을 미리 맺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부 중소 해운사 항구 쪽으로 저유황유 급유가 미뤄지고 있어 선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유사들이 대형 선사들과 맺은 사전 계약을 우선으로 원유를 공급하기 때문에 중소형사 수급이 연기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한 중견 해운사는 한달에 2~3번 꼴로 발생하는 공급 지연으로 저유황유를 제때 받지 못해 출항을 무기한 연기시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유선 스케줄이 타이트하고 원유 재고는 부족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한국선주협회는 해운사들의 저유황유 수급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제반여건 조성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일부 서해안 쪽 중소형 선사들에 저유황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며 "선사가 협회에 요청하면 1~2주 안에 원유를 받도록 조치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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