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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고향 출마' 고집에… 황교안 "후배에 모범을" 공천배제 첫 언급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6 18:05

수정 2020.01.16 18:05

한국당, 텃밭 PK서 공천 갈등
자유한국당이 총선 체제에 돌입하면서 공천을 놓고도 점차 갈등 양상이 표면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경남 밀양·창녕 지역구에서의 경쟁이 공천 갈등의 가늠자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당 지역 출마를 밝힌 홍준표 전 대표와 경남 밀양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최근 복당해 지역구 탈환을 노리는 조해진 전 의원이 맞붙는 모양새가 됐다.

홍 전 대표는 16일 "경선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조 전 의원은 "정치생명을 건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조정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에 황교안 대표는 홍 전 대표에 대한 공천배제(컷오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교통정리 의지를 내비쳤다.

■홍준표 vs. 조해진, 정면대결 의지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도권 출마 요청과 관련, "험지만 내내 돌던 나는 이번에는 흔들리는 PK사수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고향으로 내려간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도권에 황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출마할 것임을 강조한 홍 전 대표는 "이번에도 평 당원과 똑같은 입장에서 경선절차를 거쳐 정계로 복귀하고자 한다"며 "당내 장애요소는 있겠지만 언제나처럼 당당하게 내 길을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 전 대표가 PK(부산 울산 경남) 출마의지를 접지 않자 급기야 최근 복당에 성공한 조해진 전 의원도 나섰다.

조 전 의원은 입장문에서 "홍 전 대표의 지역 출마는 그와 나를 동시에 아끼는 고향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일"이라며 "홍 전 대표는 부산경남 지역 표결집의 축이 되기 위해 나온다지만, 지역민들은 그 반대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의원은 "홍 전 대표의 출마는 결과적으로 자유우파 진영을 분열시켜 문재인 정권 심판을 저해하는 일이 된다"며 "전직 당대표와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홍 전 대표의 고향 출마는 대의도, 명분도 없다"고 비판했다.

■黃, 洪 공천배제 언급

이같은 상황에 황 대표는 홍 전 대표에 대한 공천배제를 시사하면서 교통정리에 나설 수 있음을 알렸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의 경남 밀양 출마 선언에 "저는 우리 당 중진들이 정말 힘들고 어려운 곳에 가서 먼저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며 에둘러 홍 전 대표의 PK 출마에 반대입장을 보였다.


홍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컷오프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황 대표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답해, 컷오프 여지를 남겼다.

황 대표측은 홍 전 대표가 줄곧 전당대회부터 지금까지 황 대표를 향해 각을 세워온 것과는 별개로, 황 대표가 직접 중진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홍 전 대표의 PK 출마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PK 구심점 역할을 비롯해 야권 재편에서의 역할을 강조한 홍 전 대표에 대해 황 대표 측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어 향후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예상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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