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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매입한 지 6년째인데…" 신세계百 울산 입점 여전히 안갯속 [fn 패트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9 17:20

수정 2020.01.19 17:20

박태완 중구청장, ‘조속추진’ 요청
신세계측 "회사 내외부 어려움으로
타 지역 2곳도 사업방향 결정못해"
주민들 "작년까지 결정하겠다더니…
비어있는 땅이라도 팔아라" 호소
신세계백화점 건립 예정지인 울산 혁신도시의 모습. ㈜신세계는 지난 2013년 5월 555억원을 들여 울산혁신도시 내 상업 지구에 2만4332㎡의 땅을 매입하고 2016년 2월 울산 중구와 백화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울산시 제공
신세계백화점 건립 예정지인 울산 혁신도시의 모습. ㈜신세계는 지난 2013년 5월 555억원을 들여 울산혁신도시 내 상업 지구에 2만4332㎡의 땅을 매입하고 2016년 2월 울산 중구와 백화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울산시 제공
【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혁신도시에 한국석유공사 등 10곳의 공공기관이 모두 이전하면서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어설 신세계백화점은 화룡점정으로 비유된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은 울산 중구 원도심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 받고 있어서다. 하지만 신세계측 부지매입 후 6년이 흘렀지만 당초 약속했던 백화점 건립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혁신도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뿔난 중구… "차라리 땅을 팔아라"

19일 울산 중구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김정식 부사장이 박태완 중구청장을 방문해 "울산 혁신도시 백화점 건립 사안을 대표이사와 이사회에 보고한 뒤 조속히 사업추진 방향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입장을 전달한 것은 한 달 전쯤인 지난해 12월 27일이다.


당시 김 부사장은 내·외부 어려움으로 인해 울산뿐만 아니라 현재 컨설팅 진행중인 타 지역 2곳의 부지도 사업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한 달여 가량 흘렀지만 새로운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백화점 부지 주변 상인들은 "빈 땅의 흙먼지만 6년 째 뒤집어 쓰고 있다"며 또 다시 허탈감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2월부터 신세계백화점 등 그룹사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상인들을 규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아파트 입주민들과 상인들은 당초 해당 지자체의 노력이 부족하다며 울산 중구청과 울산시를 비판했지만 지금은 신세계백화점이 태도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지자체인 울산시 중구도 격앙된 입장이다. 사업계획이 없다면 백화점 부지라도 팔아 다른 사업자에게라도 기회를 넘기라고 최후 통첩까지 보냈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신세계 측의 말을 믿고 지난해 6월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2019년말까지 백화점 건립계획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다가 뒤통수만 맞았다. 서한문까지 보내며 신세계 측에 호소했던 박 구청장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밖에 없다.

■신세계, 지방 백화점 역 어려움 호소

신세계백화점 건립여부가 차일피일 미뤄진 이유는 수익성과 관련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울산에는 현재 롯데백화점 1곳과 현대백화점 2곳이 영업 중이다. 시내 중심가와 동구지역에 치우쳐 있어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울산 중구와 남구 무거동, 울주군 범서읍, 언양읍 등 수요를 노려 한정된 파이를 나눠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에 들어서는 롯데의 쇼핑몰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다 울산 혁신도시 내 인구 유입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울산시 전체 인구 또한 매년 감소세에 있다보니 지역 유통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는 것도 관련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신세계 백화점 김정식 부사장은 중구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구점과 부산 센터점 외에는 지방 백화점 모두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백화점 대신 신세계 그룹 내 스타필드 또는 창고형 대형할인매장 등의 방향 전환도 논의됐지만 부지가 협소하고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이 또한 손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교체되면서 상무 대신 부사장이 직접 울산 상황을 챙기고 있는 점에 지역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신세계는 지난 2013년 5월 555억 원을 들여 울산혁신도시 내 상업 지구에 2만4332㎡의 땅을 매입하고 2016년 2월 울산 중구와 백화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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