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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항공사 취업문 '바늘구멍'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9 17:32

수정 2020.04.01 13:15

유가상승 등 대외 영업환경 악화
항공업계, 신규채용은 고사하고
희망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 진행
올해 항공사 취업문 '바늘구멍'
올해 항공사 취업문은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업계 구조조정과 유가 상승 등 악화하는 대외 영업환경 탓에 올해 신규 채용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본 불매운동과 미·중 무역분쟁 등 파급력이 큰 대외 변수들이 겹치면서 정부도 항공사 채용 통계 조사마저 포기한 상태다.

■국토부, 항공업 채용 통계 포기

19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19년 항공업계 채용 관련 통계는 내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항공업 경기 부진 탓에 항공사들의 신규 채용이 급감하자 현황 집계를 아예 포기한 것이다. 국토부는 2018년까지만 해도 항공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항공업계가 1만4000여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하고, 항공사가 4142명을 채용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올해 항공사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풀서비스항공사(FSC)는 아직 올 상반기 공개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통상 1월 중순이면 채용 계획이 마련되지만, 모집 분야·시기·규모 모두 불투명하다. 낙관할 수 없는 항공 업황과 업체간 인수합병(M&A) 등 업계 구조조정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에어부산이 유일하게 신입 공채에 나선다. 캐빈 승무원·정비 분야 등에서 70여명을 뽑을 계획이다. 작년 11월 첫 취항을 시작한 신규 LCC 플라이강원은 신입 공채 대신 경력직 위주로 채용을 마무리 지은 상황이다.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나머지 신규 LCC 2곳은 국토부의 운항증명(AOC) 승인 결과에 따라 신규 공채 일정을 유동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연이은 희망퇴직이라도 그만"

항공사 내부에선 신규 채용은 고사하고 인력 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이라도 멈췄으면 하는 분위기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지난해부터 항공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6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연말 임원 인사에선 임원 수를 20% 넘게 감축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절감에도 나섰다.

지난해에만 희망퇴직을 두 번이나 진행한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이후에 대한 불안감도 높다. 아시아나항공사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직원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부에선 미심쩍은 눈치"라며 "금호 출신 임원들의 경우 대부분 짐을 싸야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제주항공이 인수한 이스타항공 역시 신규 채용은 사치인 상황이다. 1월 말 실사를 마치고 실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로 인수가 확정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업계에선 기장이나 승무원 등 운항에 필요한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선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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