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백화점·편의점부터 멤버십까지… 유통 현대화 일으킨 巨人[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9 18:18

수정 2020.01.19 18:18

막 내린 ‘창업 1세대’
일본 도쿄에서 ㈜롯데 창업 이후
한국서 롯데제과로 유통업 진출
국가 경제발전·근대화 앞장 일념
선진 경영 도입한 백화점 만들어
개점 100일만에 1000만명 입장
1979년 12월 17일 롯데쇼핑센터 개장식에서 고 신격호 회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롯데제공
1979년 12월 17일 롯데쇼핑센터 개장식에서 고 신격호 회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롯데제공
빈소 향하는 신동빈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맨 앞)이 19일 서울 올림픽로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빈소 향하는 신동빈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맨 앞)이 19일 서울 올림픽로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막을 내렸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났으며 1948년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했다.
한국에서는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으며, 유통·관광·화학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롯데그룹을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키웠다.

특히 신 명예회장은 국내에서 유통업계의 대부로 평가받는다. 1979년 롯데쇼핑 설립 및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를 건립하며 국내 유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0년대 당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소비욕구와 구매패턴이 다양해졌지만 유통업을 대표하는 백화점 대부분이 영세하고 운영방식이 근대화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시기에 신 명예회장은 국가 경제발전과 유통업 근대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백화점 사업에 도전한 것이다.

신 명예회장은 유통업이 활발해지면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국내 유통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최신시설과 선진화된 경영시스템을 갖춘 초대형백화점을 만들어 유통 현대화를 이뤄냈다. 1979년 문을 연 롯데쇼핑센터는 개점 당일에만 30만명의 서울시민이 방문했으며, 개점 100일 만에 입장객수 1000만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신 명예회장은 국내 최초의 민자역사 백화점 오픈(1991년), 국내 최초 편의점 도입(1982년), 국내 업계 최초 인터넷백화점 사이트 오픈(1996년), 국내 업계 최초 멤버십제도 도입(2005년) 등 시대를 앞선 혜안과 추진력으로 국내 유통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또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 편의점, TV홈쇼핑, 온라인쇼핑과 아울렛, 대형쇼핑몰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유통채널을 구축했다. 국내업계 최초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현재 롯데의 유통부문은 러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특히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국내 최고층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도 신 명예회장이 1987년 "잠실에 초고층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분야에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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