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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충격 현실로"… 유가 3.3%·닛케이지수 2%대 폭락 ['우한폐렴 공포' 확산]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7 17:39

수정 2020.01.27 17:39

브렌트유 수요 줄며 60弗 밑으로
닛케이 한때 500P 이상 떨어져
美국채·금·엔 등 안전자산 올라
27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일본 도쿄의 증권사 주가상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닛케이 평균지수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급증 소식에 한때 5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AP뉴시스
27일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일본 도쿄의 증권사 주가상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닛케이 평균지수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급증 소식에 한때 5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AP뉴시스
【 서울·도쿄=윤재준 송경재 기자 조은효특파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우한 폐렴'이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우한폐렴 확산에 따른 수요감소 전망에 원유 선물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우한폐렴이 역대 가장 큰 원유수요 감소를 유발할 사건이라고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27일 일본 증시는 중국인 관광객 입국 중단 악재로 닛케이 평균지수가 한때 5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우한폐렴에 따른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금값과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원유 선물가격 하락 지속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26일(현지시간) 런던 ICE유럽선물시장에서 3.3%(2.01달러) 떨어진 배럴당 59.31달러에 거래됐다. 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뉴욕에서 3.8%(2.04달러) 떨어지면서 52.15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6.4% 떨어지며 6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 폭을 나타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역사상 가장 크게 원유 수요를 감소시키는 사건 중 하나"라며 수요 수십만배럴을 떨어뜨리고 폐렴의 "빠른 확산에 대한 공포는 석유 수요를 죽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중국의 하루 원유 수입량은 1012만배럴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장관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이번 폐렴이 중국 경제와 원유 시장 펀더멘털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때도 시장의 지나친 비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수요 감소를 일으키지는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최근의 글로벌 석유와 원자재 시장은 심리적인 요소와 매우 부정적인 전망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27일 전장 대비 2.03%(483.67포인트) 하락한 2만3343.51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주내 최저치다.

중국 정부의 해외 단체관광 일시중단 결정으로 이에 영향을 받는 관광 관련 종목과 중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엔·금 등 안전자산 가치도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27일 오전 홍콩에서 금 현물가격은 온스(31.1g)당 1578.75달러로 0.5% 오르며 지난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은값도 0.7%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한폐렴 리스크가 안전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번 바이러스가 중국 소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진할 경우 보통 춘제(설) 연휴기간에 나타나는 금 매입 증가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와 미국 국채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엔화는 27일 오전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8.9~108.96엔에서 움직이며 지난 25일의 109.1~109.4엔대에 비해 가치가 상승했다. 미국 국채 기준물이자 전 세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24일 약 석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1.68%로 하락,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국채 수익률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1.83%를 기록했던 10년물 수익률이 1.68%까지 떨어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과 아시아 경제에 곧바로 충격을 주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역시 충격을 받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우려가 이들을 채권으로 향하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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