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정면돌파 택한 김정은… ICBM 생산기지 산음동서 차량 이동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7 17:48

수정 2020.01.27 17:48

美 CNN "위성사진에 포착"
'사망설' 김경희 6년만에 등장
강경파 리선권도 모습 보여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김정은 위원장의 설 기념 공연 관람 보도에서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흰색 원)도 삼지연극장에서 설명절 기념동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 뉴시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김정은 위원장의 설 기념 공연 관람 보도에서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흰색 원)도 삼지연극장에서 설명절 기념동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 뉴시스
북미관계에서 '정면돌파' 선언뒤 연말연초 침묵을 이어온 북한이 설 명절을 전후해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독살설이 나돌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설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외무상에는 군인 출신의 강경파인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해 강경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어서다. 또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작시설인 산음동에서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서 북한이 대내외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희 귀환, 김정은에 힘 실어주나

김경희는 지난 2013년 남편인 장성택 처형과 그 일파가 숙청되고 난 뒤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김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에 이어 고모까지 독살했다는 설이 돌았지만 김경희는 지난 26일 노동신문 보도사진에 김 위원장 옆 두 번째 자리에 앉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고모의 귀환으로 김 위원장은 소위 '백두혈통'의 단결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날 사진에는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부인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김경희가 앉았다. 김 위원장은 고모마저 살해했다는 의혹을 벗고 김씨일가의 화합과 결속을 대내외에 보여주게 됐다.

태영호 전 북한 영국 공사는 김경희의 등장은 후견 정치가 끝나고 김정은의 홀로서기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경희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과거 북한의 수구세력과 함께 일선으로 물러나고, 김정은·김여정 등 김씨일가가 국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 고모부인 장성택 세력을 숙청한 김 위원장의 지근거리에 고모인 김경희가 함께했다는 것은 '최고지도자'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김 위원장이 벌인 '패륜'에 대한 부담에서도 일정 부분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소도 된다.

김경희의 재 등장은 어떤 식으로든 김 위원장에게는 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북한은 북·미 대화와 북핵 협상 실패로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최대 압박이 지속되면서 목표로 했던 '경제발전'은 요원해졌고 경제난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리선권 등장에 산음동선 이상 징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북·미 대화는 사실상 실패했고, 비핵화 협상도 진전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군부 출신으로 주로 대남라인에서 강경파로 활동한 리선권 외무상의 등장도 새로운 북·미 관계 설정과 연관이 깊다. 실제로 북한은 연초부터 '새로운 전략무기'와 충격적 실제행동을 언급하고 있다.

미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북한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시설에서 미사일 발사나 미사일 엔진 시험을 위한 준비 신호로 보이는 차량 활동이 위성에 의해 감지됐다고 밝혔다. 산음동 시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작하는 곳으로 알려진 곳으로 동창리 발사장(서해위성발사장)과 함께 북한 ICBM 관련 징후를 파악하는 중요한 시설이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도 산음동에서의 이상 징후에 대해 ICBM 도발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는 않지만 실험 발사 가능성은 자체를 배제하지 않고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은 최근 북한 문제와 관련 '인내 외교'를 내세우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북·미 관계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대비하고 장기적 전략을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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