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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6명 "계층 사다리 끊겼다"… 자포자기하는 청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7 18:04

수정 2020.01.27 18:08

19∼34세 '수저계급론' 퍼져 있어
성공 조건으로는 재력·인맥 꼽아
10명중 6명 "계층 사다리 끊겼다"… 자포자기하는 청춘
20~30대 청년 10명 중 6명은 노력을 해도 계층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 없는 '흙수저'는 결국 흙수저로 생을 마감한다는 '수저계급론'이 청년층 전반에 광범위하게 펴져 있다는 의미다. '노력해도 안된다' '부모의 재력이 최고'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청년층의 역동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 같은 부의 대물림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확대를 막기 위해 청년·청소년 타깃 정책으로 저소득청년 자산형성지원(청년희망키움통장), 미취업 청년·대학생 금융지원상품(햇살론 유스. 연 600만원) 등의 경제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청년 희망사다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6명(응답자의 59.2%)은 노력을 해도 계층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응답한 경우는 18.6%였다.
'보통이다'는 22.3% 수준이었다.

19~34세 청년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이 보고서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로 갈수록 더 비관적인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19~24세 연령층에서 53.2%인 '그렇지 않다'의 비율은 25~29세 61.7%, 30~34세 66.7%로 점점 증가했다. 여성 청년 가운데 64.7%가 계층이동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남성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비수도권(57.8%)보다 수도권 청년(60.4%)들이 더 암울한 미래를 예상하고 있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조건에 대해 청년들은 재력(35.2%)과 인맥(26.0%)을 꼽았다. 성별, 나이, 지역 등 개인의 특성과 환경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청년들이 재력이 최고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재력은 통상 부모, 조부모 등 태생적 가정환경을 말한다. 다른 성공의 조건으로 노력·성실성은 10.8%에 불과했다. 타고난 자질이나 끼(9.9%), 학벌·학력(9.4%) 등은 10%를 밑돌았다. 운(7.5%)과 외모(1.3%)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조건으로 봤다.


일자리와 관련해선 청년들은 고용안정성(30.4%)과 급여수준(27.0%)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취·창업 성공 조건은 스펙(42.7%), 인성(20.2%), 전공(15.5%) 순이었다.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서도 청년들은 재산·경제력(35.3%)이 1순위였고, 다음이 여가시간·문화생활(26.8%)이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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