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한 엑소더스... 각국 전세기 띄워 '자국민 구하기' 나섰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7 18:04

수정 2020.01.27 18:09

우한폐렴 급속 확산
中 환자 3000명 육박… 81명 사망
韓 네번째 확진… 초기엔 무증상
감염병 위기경보 '경계'로 격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한 가운데 확산 사태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내 거리에 26일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우한에는 지난 23일부터 봉쇄령이 내려졌다. 신화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한 가운데 확산 사태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내 거리에 26일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우한에는 지난 23일부터 봉쇄령이 내려졌다. 신화 뉴시스
【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정명진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에 감염된 국내 네번째 확진 환자가 나왔다. 중국 현지에선 감염증 환자가 3000명에 육박했다.
사망자도 81명까지 치솟았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 아래 리커창 총리가 사실상 지휘봉을 잡으며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불씨는 잡히지 않고 중국 본토를 넘어 전 세계로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급기야 각국은 '우한 엑소더스'에 돌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25일 38도에 이르는 고열과 근육통을 호소하며 의료기관을 다시 찾았다.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이 확진된 것은 26일이다. 질본은 현재 환자의 동선과 밀접 접촉자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남성은 세번째 확진 사례와 같이 무증상 환자라는 게 질본의 설명이다. 당초 알려진 것처럼 발열이나 기침 등 우한 폐렴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 입국 때는 검역망에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잠복기 동안 이동경로나 접촉자 등에 대해 신속히 파악하지 않으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국내에 4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위기평가회의(질병관리본부)를 거쳐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확진 환자는 2817명에 달했다. 전날보다 842명이 늘었다. 질병 초반에는 수명에서 수십명씩 확진 환자가 증가하던 것이 매일 수백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사망자 수도 25명이 추가돼 81명이 됐다. 의심환자는 하루 만에 두 배 늘어난 5794명이다. 중국 밖에서도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프랑스, 호주, 이탈리아, 네팔,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우한 폐렴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은 우한에서 자국민을 탈출시키는 엑소더스에 착수했다.

중국은 사실상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 주석이 이례적으로 국가 최고정책결정기구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총동원령을 내렸다. 컨트롤타워는 리 총리가 맡아 후베이성 16개 도시 등을 봉쇄하고 수도인 베이징의 시외버스를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제(설)를 내달 2일까지 연장했다. 초중고, 대학 등은 개학을 미뤘다. 중국 전체가 '초비상' 상태에 접어든 셈이다.


그러나 비관적인 전망은 끊이지 않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우한시 추가 감염자가 1000명 이상"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자국 보건전문가를 인용, 우한 폐렴 감염자가 이미 1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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