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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에서 나온 사촌들…'사스 vs 메르스 vs 우한폐렴' 독한놈 순위는

뉴스1

입력 2020.01.28 07:00

수정 2020.01.28 11:17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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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국내에서 4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같은 계열의 병원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특성을 보인다.

28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와 유전자 염기서열이 70~80% 유사하다. 메르스는 50% 상동성(유전자 및 단백질의 유사한 성질)을 보이고 있다.

가오푸(高福)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와 높은 유사성이 보인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과일박쥐를 숙주로 삼는 'HKU9-1' 바이러스가 사스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조상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촌지간인 셈이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광시대학교, 닝보대학교 연구팀도 지난 22일 국제학술지 바이러스의학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야생 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박쥐를 먹은 뒤 변종이 발생했고, 이 뱀을 다시 사람이 잡아먹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우한 폐렴과 사스, 메르스 등 세 질환 모두 박쥐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람에게 대규모 전파를 일으킨 것이다.

3개 감염병 모두 공통적으로 바이러스가 유전물질로 알엔에이(RNA)를 갖고 있다. RNA는 사람의 유전물질인 디엔에이(DNA)보다 불안정해 돌연변이가 쉽게 발생한다. 잠복기도 세 감염병 모두 1~7일, 최장 2주일로 비슷하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고 항생제 투여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는 것도 같다.

하지만 전염력과 치명률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치명률은 병 위험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전체 감염병 확진환자 중 사망자 비율을 뜻한다.

메르스는 지난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감염자가 보고됐다. 중동지역 감염자 사망률은 30~40%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2015년 첫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총 186명의 확진환자 중 38명이 숨져 20.4%의 치명률을 보였다.

지난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 남부에서 유행을 시작한 사스는 치명률이 10% 내외로 메르스보다 훨씬 낮았다. 우한 폐렴은 치명률이 중국에서 2.8%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조만간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루에 수백명씩 환자가 급증하는데다 사망자가 80명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현재까지 상황을 고려할 때 사스, 우한 폐렴, 메르스 순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스는 지역사회 전파로 전세계 37개국으로 퍼져나갔고, 확진환자가 8000여명 발생했다.
우한 폐렴은 확진환자가 2300여명 수준이며, 확산 속도에 따라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메르스는 국내에서 186명이 확진환자가 발생했지만, 대부분 병원 내 감염으로 지역사회 전파를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률은 메르스가 훨씬 높지만, 사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한 특성을 보인다"며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한 만큼 강력한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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