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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AI·의료 3D 프린팅 융합해 국제표준화 주도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8 09:43

수정 2020.01.28 09:43

ETRI 전종흥(왼쪽) 박사와 이병남 박사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의료 시뮬레이션을 위한 머리뼈 모형을 들고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ETRI 제공
ETRI 전종흥(왼쪽) 박사와 이병남 박사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의료 시뮬레이션을 위한 머리뼈 모형을 들고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ETRI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별 맞춤형 의료기구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국제 표준 개발에 나선다. 본 표준이 개발되면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관련 의료장비 산업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달 25일 '의료 영상 기반 의료 3D 프린팅 모델링'에 관해 신규 제안한 국제 표준화 2건이 최종 승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채택된 표준화 항목에는 CT영상과 머리뼈의 빈 공간(안와) 영상을 기반으로 의료용 3D 프린터 보형물 제작에 필요한 요구사항과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인체조직별 분할 절차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이 제안해 개발에 나서는 표준화 작업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북미영상의학회(RSNA)), 의료용 디지털 영상 및 통신 표준(DICOM) 등의 전문가들도 참여할 예정이기에 의료 및 관련 산업계에 큰 파급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ETRI 강신각 표준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 주도로 AI 기술을 결합한 융합 의료 3D 프린팅 국제 표준 개발을 선도하는 사례를 만들었다는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3D 프린팅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딥러닝으로 자동화하는 방안에 관한 표준 개발에 나섰다. 특히 의료 영상으로부터 특정 인체조직 모델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분할'과정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기술도 포함하고 있다.

ETRI는 "2018년부터 ETRI 전종홍 책임연구원을 중심으로 연세대 심규원 교수, 서울여대 홍헬렌 교수 등과 협력하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공동 연구팀은 표준 개발과 검증을 위해 안와 뼈 영역 500세트 이상의 CT 의료 영상 학습·실험용 데이터를 개발하고, 인공지능 기반의 분할 실험 결과를 5편 이상의 국제 학회 논문으로 발표 하기도 했다.

또한, ETRI는 3D 스캐닝 및 3D 프린팅용 저작·편집 도구 개발, 바이오·전자 소자 3D 프린팅 기술 개발 등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3D 프린팅과 스캐닝 국제 표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위원회 신설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통해 본 표준화 항목을 승인한 워킹그룹(WG)12를 2018년 8월 신설하고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의료 분야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국제 표준 워킹그룹(WG12) 의장인 ETRI 이병남 박사는 "의료 3D 프린팅 국제표준 개발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WG12를 중심으로 치과, 정형외과, 의료 인공지능, 의료 영상 등 관련 국제표준화 기구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동연구팀은 향후 '3D 재구성','3D 포맷 변환' 등에도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왜곡과 손실 없는 정밀 자동 모델링이 가능하도록 추가 국제표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ETRI는 이번 성과를 통해 국내 의료 인공지능 및 의료 3D프린팅 관련 산학연의 추가 의견들을 수렴해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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