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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땐 금리 내린 한은… "일단 지켜보자" [이슈 분석]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2 17:59

수정 2020.02.02 17:59

[신종 코로나 비상]
기준금리 1.25% 이미 역대 최저
인하땐 부동산 시장 자극 부담도
메르스땐 금리 내린 한은…
한국은행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경제심리 위축에 따른 거시경제 영향을 우려한 선제적 대응이다. 반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에 대해 한은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미 역대 최저까지 하락한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정책여력이 부족하고,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한은은 실질지표 하락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관망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그동안 한은은 전염병 확산으로 경제심리 위축이 예상되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했다. 지난 2003년 4월 국내 첫 사스 환자가 발생했을 당시 바로 그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4.2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도 다음달(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렸다.

그렇지만 현재 한은 분위기는 기준금리 인하와는 거리가 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지난달 30일 "사스나 메르스, 신종 코로나 등 감염증 하나만 갖고 기준금리를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저에 흐르고 있는 경기나 물가 상황, 또 금융안정 상황을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과거와 달리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배경에는 부족한 정책여력과 부동산 시장이 있다.

지난해 한은이 경기부진 대응 차원에서 2차례 인하를 단행한 결과 기준금리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인 1.25%에 도달했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는 언급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실효하한에 대한 고민이 있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의 하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실효하한을 0.75~1.00%로 본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정책여력은 2회 정도가 최대치라는 의미다. 이처럼 정책여력이 부족하다보니 한은은 정책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신종 코로나 확산에 선제대응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올 들어 안정된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자금이 몰리면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지면서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대책과도 결을 달리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서게 되는 조건으로 실질지표상 하락이 있을 경우를 지목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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