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청정 제주도 뚫렸다"…대구 휴가 갔다온 군인, 코로나19 확진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1 05:52

수정 2020.02.22 19:23

제주도 1·2차 검사 '양성'에 이어 질병관리본부 검사서도 '양성' 판정
현역 군인 첫 사례…국방부, 전 장병 휴가·외출·외박·면회 통제 나서
지역사회 초긴장…‘불황의 늪’ 지역관광업계 “엎친 데 덮친 격” 한숨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양성 반응을 보인 군인 A(22·대구)씨가 20일 오후 제주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02.20. [뉴시스]
제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양성 반응을 보인 군인 A(22·대구)씨가 20일 오후 제주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02.20. [뉴시스]

[제주=좌승훈 기자]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청정상태를 유지해온 제주지역에도 확진자가 나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대구에 휴가(13~18일)를 다녀온 20대 군인이 코로나19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역 군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첫 사례이자, 제주지역에서도 첫 확진자다.

■ 확진자 동선 공개…신천지교회 신도 대구방문 전수조사

제주국제공항 인근 해군 비행대에 복무 중인 A씨(22)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고향인 대구에 휴가를 갔다가 복귀한 뒤 발열 증상을 보여 20일 검사를 실시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9일부터 목이 간지럽고 기침 증상이 나타나 바로 부대에서 격리조치가 이뤄졌고, 20일 오후 4시 제주시내 한라병원 선별진료소에서 1차 검사를 진행해 양성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2차 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어 21일 새벽 1시30분께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검사 결과에서 최종 확진판정을 받았다.

도는 역학조사관 4명, 2개 현장대응팀을 파견해 A씨와의 통화 내용과 CCTV 확인을 토대로 A씨 동선을 공개했다. A씨는 시내 이동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제주공항 도착시점부터 부대 복귀를 위해 택시를 이용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현재 제주대 병원으로 이송돼 음압 격리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0일 제주대학교병원의 감염환자 전용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음압병상) 입구. 이날 제주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군인 A씨(22)가 이 병원에 입원했다.2020.2.20/뉴스1
20일 제주대학교병원의 감염환자 전용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음압병상) 입구. 이날 제주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군인 A씨(22)가 이 병원에 입원했다.2020.2.20/뉴스1

도는 A씨가 코로나19 확진자로 최종 판명됨에 따라 항공사에 협조를 구해 A씨와 동승한 항공기 탑승자에 대한 명단 확인에 나섰다.

A씨와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50대 택시 운전기사와 편의점 직원은 자가격리됐다. 또 편의점은 방역소독과 함께 임시휴업 조치가 내려졌다.

도는 아울러 원희룡 지사의 긴급지시에 따라 문화정책과와 행정시·자치경찰 합동으로 도내 신천지교회 관련 시설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도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신천지교회 신자 가운데 대구지역 방문 여부 등도 확인하고 있다. 또 도내 신천지교회 관련 시설 현황도 조사하고 있다.

국방부도 비상이 걸렸다. 현역 군인 가운데 처음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0일 밤 9시 긴급회의를 가진 정경두 국방장관은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와 외출, 외박과 면회를 통제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다만 전역 전 휴가나 경조사로 인한 청원휴가는 정상적으로 시행된다. 또 전역 전 휴가를 앞둔 장병들은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전역하도록 휴가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한편 코로나19에 청정상태를 유지해온 제주지역마저 뚫리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는 물론 그동안 가뜩이나 위축된 관광업계에도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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