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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쓰는 야구 기사] 허삼영의 '멀티포지션', 성적과 직결된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2 08:00

수정 2020.02.22 11:17

사진=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 라이온즈
[파이낸셜뉴스] □본 기사는 삼성 라이온즈 및 야구팬인 경제지 기자가 팬의 입장에서 쓴 야구 기사입니다.

스프링캠프에서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멀티포지션'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삼성의 올 시즌 성적도 멀티포지션의 성공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허 감독은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다양한 수비실험 중이다. 삼성은 1월 30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2월20일까지 1차례 청백전과 3차례 연습경기를 소화했다. 이 4경기에서 멀티포지션을 소화한 선수는 다양하다.


예컨대 지난 시즌 1루와 3루에서 쏠쏠한 활약을 한 최영진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내야는 물론이고 좌익수 수비로도 변신했다. 올 시즌 타격에서 역할이 기대되는 이성규도 내야 수비와 함께 중견수로 출전해 나쁘지 않은 수비를 보여줬다. 외야수인 이성곤은 1루수로 연습경기를 치른 바 있다.

내야 또는 외야 내에서도 자리가 고정되지 않고 바뀜이 많았다.

이미 입단 때부터 멀티포지션이 기대된 타일러 살라디노는 주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3루는 물론이고 유격·2루 수비를 보고 있다. 살라디노는 외야 수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좋은 타격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양우현도 2루수와 3루수를 오가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김헌곤(좌익수)은 우익수, 이원석(3루수)은 1루수로 수비에 나서고 있다.

사실 허삼영 감독의 멀티포지션 전략은 타선 강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은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이 팀의 4번 타자인 다린 러프만 빠졌다. 현실적으로 러프를 대신 4번 타자도 팀에 없다. 결국 약해진 타선을 강화하는 방법은 수비와 무관하게 방망이가 좋은 선수를 중심으로 타선을 구성하는 것이다. 공격적 작전 구사와 체력 안배, 경기력 유지에도 멀티포지션 전략이 유리하다.

아직 멀티포지션은 성과를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일본 팀과 평가전에서 연속해서 패를 기록했고 무득점 경기도 했다. 다만 지난 20일 지바 롯데와의 경기를 통해 다득점에 성공하면서 멀티포지션의 가능성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 라이온즈
멀티포지션 아래에서 특히 기대되는 선수는 타격에서 잠재력을 풍부하지만 수비에서 자리가 없었던 이성규와 김동엽이다.

이성규는 2군에서 이른바 '여포'로 불렸던 유망주다. 그러나 수비력에 약점을 보여 출장이 어려웠다.

멀티포지션 기조에서 이성규가 내야와 외야를 넘나들며 수비수로 나선다면 타격에서도 기회가 많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타격 재능도 폭발할 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인 시절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수비로 많은 타석 기회를 받은 구자욱이 1군에 안착한 사례도 있다.

더불어 김동엽도 스프링캠프 동안 왼손 송구를 시도하면서 좌익수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김동엽은 부상 전력으로 오른손 송구가 어려웠다. 때문에 사실상 수비 포지션은 없었고 대부분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왔다. 좌익수 수비가 가능하다면 타선에 나설 기회도 늘 것으로 보인다.

지바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김동엽은 가능성을 보였다.
좌익수로 출전해 왼손 송구는 물론이고 다이빙 캐치를 하는 등 인상적이었다. 타격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는 등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던 김동엽이 좌익수 선발 출전이 가능해지고 타격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인다면 삼성의 타선을 한 층 강해질 전망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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