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범투본'상징 전광훈 목사 구속되자 열성 지지자들의 뜻밖의 반응

뉴스1

입력 2020.02.25 07:22

수정 2020.02.25 09:41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경찰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2.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경찰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2.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집회를 주도해온 전광훈 목사의 구속에 따라 오는 29일로 예정된 3·1절(삼일절) 대회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일단 전 목사의 구속을 예상하지 못한 범투본 주변에서는 매우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런 분위기로 미뤄 볼 때 '전광훈 없는 범투본 집회'를 확신하기는 어렵다. '투쟁동력' 전 목사가 부재하는 데다 그와 함께 집회를 이끌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피고발인 신분이라 범투본 응징력이 급격하게 상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구속 당일인 24일 밤까지 각종 집회발언을 종합하면 전 목사는 삼일절 대회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주말 범투본 집회에서 "애국운동과 문재인 대통령 끌어내기를 (무한정) 계속할 수 없어, 다음 주 토요일인 29일 삼일절 대회에서 끝장을 내야 한다"고 선언할 정도였다.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심사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종로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하면서도 "삼일절 대회만큼은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는 이날 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밤 10시50분쯤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전 목사는 자신이 창당했던 자유통일당과 지지했던 기독자유당의 세를 '삼일절 대회'를 지렛대 삼아 확장하려고 계획을 세웠지만 구속으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 목사의 의지와 달리 삼일절 대회가 열릴지 의문이며, 설령 열리더라도 이전 시위처럼 적극적인 반응을 표출할지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라나19) 우려 확산 속에서도 범투본이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동인은 전 목사의 존재 때문이었다.

많은 시민들이 그의 발언에 거부감을 드러내거나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해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주목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것이다.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에도 이슈를 거듭 생산한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 목사의 부재로 범투본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것은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24일 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도 전 목사 지지자들은 우려와 달리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다. 종로경찰서 주변에서 "구속반대"를 외치다가 자진 해산했다.

영장발부 직후 지지자들이 잠시 술렁이고 "전쟁이다"는 일부 격앙된 반응이 나왔으나 대부분 아쉬워하거나 침울한 표정을 짓는 데 그쳤다. 고영일 기독자유당 대표는 "전 목사님은 지금 오히려 행복한 표정을 짓고 계시다"며 지지자를 달래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와 함께 범투본 집회를 이끌던 김문수 전 지사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황이다.
또 범투본 관계자들이 지난달 맹학교 학부모 두 명을 때린 혐의로 입건되는 등 잦은 구설에 올라 지지층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도권의 보수당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이 강성의 범투본을 껴안기보다 선을 긋고 있는 점도 범투본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든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 목사의 구속으로 지지자들이 결집해 대규모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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