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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조 바이든, 중도 대표로 급부상...좌파 샌더스와 정면대결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1 15:25

수정 2020.03.01 15:25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월 2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월 2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당내 중도 진영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했다. 현지 정가에서는 좌파 진영에서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이 독보적으로 성장했다며, 두 후보가 오는 3일(현지시간) '슈퍼화요일'에서 진영 대표로 격돌한다고 내다봤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2월 29일 치러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에서 개표율 99% 기준 48.4%의 지지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샌더스(19.9%)에게 돌아갔으며 3위는 그동안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억만장자 사업가 톰 스타이어(11.3%)가 차지했다.


바이든은 경선 전만 해도 민주당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력 대선주자로 불렸지만 경선이 시작된 이후 어느 곳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해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그는 선거 결과가 나오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집회에서 "여러분들이 나를 되살렸다"라며 기뻐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번 경선으로 인해 민주당 내 대결구도가 정해졌다며 슈퍼화요일을 계기로 인기가 낮은 후보들이 사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1차 경선에서 12명이었던 후보들은 이날 7명까지 줄었다. 스타이어는 "솔직히 이기는 길을 알아내지 못했다"며 선전에도 불구하고 중도 하차를 선언했다. 14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에는 뒤늦게 참가하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포함해 7명의 후보가 대결할 예정이다. 슈퍼 화요일 경선에는 배정된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415명)를 비롯해 텍사스주(228명), 노스캐롤라이나주(110명) 등 대형주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민주당이 경선을 통해 뽑는 대의원 3979명 가운데 1357명이 이날 결정된다.

경선은 바이든이 대표하는 중도 진영과 샌더스가 이끄는 좌파 진영의 대결로 흘러갈 전망이다. 지난 1차 경선에서 승리해 이변을 연출했던 신예 중도 주자,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2차와 3차 경선에서 샌더스에게 연달아 패했다. 그는 이번 4차 경선에서도 8.2%의 지지를 받아 4위에 그쳤다. 바이든은 새로 뛰어드는 블룸버그가 돌풍을 일으키지 않은 한 중도 진영의 대표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경선 당일 바이든의 승리를 언급하며 "블룸버그가 선거라는 우스갯소리를 끝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좌파 진영에서도 샌더스 체제가 굳어졌다. 같은 강성 좌파 노선을 걸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4차 경선에서 7.1%의 지지율로 5위에 머물면서 좋지 못한 성적을 냈다. 샌더스는 이날 패배를 인정하면서 "오늘 밤의 승리에 대해 조 바이든을 축하해주고 싶다"며 "이제 우리는 버지니아의 '슈퍼화요일'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슈퍼화요일 성적은 핵심 민주당 지지세력인 흑인 유권자의 손에서 결정날 확률이 높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 흑인 유권자의 64%가 바이든을 샌더스는 15%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폴리티코는 전문가를 인용해 바이든이 슈퍼화요일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 아칸소주에서 선전하리라 추정했다. 해당 주들은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4분의 1 이상의 흑인 유권자들이 경선에 참여했을 만큼 흑인 유권자의 영향력이 강하다.
반면 샌더스는 민주당 주류 여론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에서 선전할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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