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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 비난 받던 해리스 美대사 사퇴? 대사관은 부인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9 15:45

수정 2020.04.09 15:52

직설화법으로 많은 한국인들 반발을 산 바 있어
해리스 “文대통령, 종북좌파에 둘러쌓였다” 발언도
美대사관 “미국 위해 지속적 봉사할 것” 부인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사진=뉴스1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오는 11월까지 대사직을 수행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외신 보도가 9일 나왔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심지어 은퇴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 콜로라도에 집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대사가 급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밝힌 배경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다. 미 해군 대장 출신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그는 대사 취임 이후 직설적 발언으로 이슈의 중심에 자주 오르내렸고, 이 같은 태도는 일부 한국인들에게 큰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지난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위기 당시 해리스 대사는 “지소미아 종료가 미국의 안보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의회 관계자들과 만남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은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초 해리스 대사가 문재인 정부의 독자적 남북협력사업 추진에 사실상 반대의 입장을 취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들은 “미국대사가 조선총독이냐”고 비난했고, 방위비협상과 관련해서는 “이렇게 무례한 대사는 처음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조선총독'이라는 조롱을 많이 받았다. 해리스 대사가 미국과 일본 혼혈이고 수염을 길렀을 뿐더러 직설적 화법을 쓰는 것이 일제강점기 일본 고위관료들의 모습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주한미국대사관은 외신이 제기한 사퇴설을 사실상 부인했다. 대사관측은 “해리스 대사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미국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 봉사하고자 한다”면서 “한미동맹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대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도 해리스 대사 사퇴설에 대해 “이는 외신에 보도된 것으로 외교부 차원에서 할 말은 없다”면서 “주한미국대사관이 입장을 낸 것 이외에 따로 할 말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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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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