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데이터 거래소 하루 10건 거래 ‘불안한 출발’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4 17:37

수정 2020.05.14 17:37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만 참여
거래할 데이터조차 확정 못해
금융정보를 사고 파는 데이터 거래소가 출범 했지만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은행들은 별다른 참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금융정보 거래량도 10건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금융데이터거래소의 누적 거래량은 32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거래소가 출범한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은 하루 평균 10건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현재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참여한 금융권 업체는 신한은행과 카드사, 핀테크 업체 등 40곳이지만 기대를 모았던 나머지 은행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각 은행들은 별도 신고없이도 데이터를 등록하고 팔 수 있지만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참여 움직임은 아직 없다.


우리·국민·기업은행 등은 거래소에서 거래할만한 데이터 등을 검토 중이지만, 데이터 등록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사고 팔만한 데이터 내용 조차 정하지 못한 은행들이 대다수다. 별도의 빅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신한은행처럼, 연구소(하나경제연구소·100년 행복연구센터)를 통해 다량의 데이터를 축적해온 하나은행도 데이터 등록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데이터를 발굴 중이지만 아직 (데이터 등록) 시기는 미정"이라고 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데이터 선정과 거래 여부 등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장 은행들은 어떤 데이터를 내놓아야 할지부터 고민하고 있다. 핀테크·창업기업 등 데이터 수요자들이 선호할만한 정보를 예측하고 이를 다시 재가공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융권 데이터 유통 가이드'에 따르면 데이터 상품의 유형은 가공 형태에 따라 원천데이터·가공데이터·보고서(원천·가공 데이터와 시장 조사 분석 등의 내용을 정리)·데이터 분석 모델(신용평가·부도예측 모델 등) 등 다양하다.
수요자들이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가공 데이터 위주로 선호도가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처음 출범한 상황에서 어떤 데이터를 올려야 할지에 대한 분석도 끝나지 않았다"며 "어떤 데이터가 잘 거래될지도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작정 데이터를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수요자와 공급자간 자유로운 데이터 거래를 전제로 해 특정 업권에 데이터 등록을 강제할 수 없다는게 당국의 입장이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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