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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 이후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0건'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31 16:16

수정 2020.05.31 16:16


3대 신용평가사, 역대 최다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건수
(건, 연간)
시기 2016년 2011년 2020년(5월까지) 2008년 2009년
건수 172 166 146 144 129
(피치,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우한을 넘어 전 세계 곳곳으로 코로나19가 퍼진 3월 이후로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된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만 해도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된 사례는 자메이카, 필리핀, 헝가리 등 개발도상국 위주로 13건이 있었으나 3월부터 뚝 끊겼다.

31일 파이낸셜뉴스가 3대 신용평가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하향 조정 사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8일까지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사례는 총 146건이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내내 하향 조정된 사례(70건)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35개국의 신용등급이 하향됐으며, 전망이 하향 조정된 곳은 53개국이다. 반대로 상향 조정된 사례는 13건에 불과했다.
특히 피치가 62건으로 가장 많이 하향 조정했고, 그 뒤를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48건, 무디스가 36건으로 이었다.

연간 기준으로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가장 많이 일어난 시기는 지난 2016년(172건)이다. 당시 평가 대상에 신흥국이 대거 편입되면서 하향 조정 건수가 크게 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 뒤를 2011년 166건, 2008년 144건, 2009년 129건으로 잇는다.

올해는 5월 31일까지만 하향 조정된 건수인데도 역대 3위에 이른다. 연말까지 하향 조정된 사례를 모두 합치면,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이 가장 많이 일어난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신용등급이 A 이상인 선진국 가운데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곳은 영국, 홍콩, 슬로바키아 등 3개국이었다. 전망치가 하향된 A 등급 이상의 선진국은 호주,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9개국이다. A 등급 이상의 선진국에서만 총 12건의 등급 및 전망 하향 조정이 있었던 셈이다.

BBB 등급 이하의 신흥국은 국가신용등급이 대거 하락했다. 멕시코, 콜롬비아,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등 28개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전망치가 조정된 국가도 태국, 베트남, 브라질,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등 37개국에 달했다.

3대 신평사는 경제성장률, 외환보유액, 재정건전성, 공공부채 등 경제적 요인과 지정학적 요인을 모두 평가해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한다.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의 성장세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지출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마이너스(국제통화기금 추산 -1.2%, 한국은행 추산 -0.2%)로 내려앉고, 3차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는 등 재정 지출을 크게 늘린 상황이다. 그만큼 재정건전성 지표는 급속도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3대 신평사들의 평가 과정에서 절대평가뿐 아니라 상대평가도 적용돼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신용등급평가 보고서를 보면 재정수지나 부채비율이 같은 신용등급의 다른 나라보다는 낫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며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 수치가 일부 악화됐지만 다른 국가들도 그만큼 하락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조정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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