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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 대신 실리콘으로… 리튬전지 용량 25% 늘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2:00

수정 2020.06.02 12:00

KIST 연구진, 실리콘 음극재의 고질적 문제 해결하는 전처리 기술 개발
고환원성 용액에 전극을 담가 실리콘계 음극에 화학적으로 리튬이 삽입되는 사전 리튬화 과정. KIST 제공
고환원성 용액에 전극을 담가 실리콘계 음극에 화학적으로 리튬이 삽입되는 사전 리튬화 과정.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고용량 리튬전지를 위한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음극 재료를 이용한 결과 전지 용량이 2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현재보다 평균적으로 최소 100㎞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청정신기술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단 이민아 박사와 에너지소재연구단 홍지현 박사 공동연구팀이 실리콘의 문제점을 해결해 리튬전지의 음극 재료로 사용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실리콘을 재료로 하는 음극이 포함된 전지는 생산 후 첫번째 충전시 전력저장에 사용돼야 할 리튬 이온이 20% 이상 손실된다. 이로인해 전체 전지의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진은 분말이 아닌 용액을 활용해 '사전 리튬화'를 위한 전처리 기술을 개발해 실리콘계 음극의 리튬 소모를 차단했다. 개발한 용액에 전극을 5분 정도 담그기만 해도 전자와 리튬이온이 음극 구조 내부로 들어가는 '사전 리튬화'를 성공시켰다. 이 손쉬운 공정은 리튬 분말을 전극에 첨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전극 내부로 전처리 용액이 빠르게 침투해 균일하게 실리콘 산화물 내부로 리튬을 전달한다.

연구진이 이 방식으로 실험한 결과 첫 충전때 리튬 손실이 1% 이내로 감소해 99%를 상회하는 높은 초기 효율을 보였다. 이 방식으로 전지를 제작해 상용 전지 대비 25% 높은 에너지밀도(406Wh/kg → 504Wh/kg)를 얻었다.

이민아 박사는 "용액의 온도와 처리 시간만 조절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박사는 "롤투롤(roll-to-roll) 공정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기존 업계의 전지 제조 설비를 활용한 양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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