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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 굵고 못생겨진 손가락과 통증, 관절염이라고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3 21:32

수정 2020.06.13 21:32

[척추·관절 100세 설계] 굵고 못생겨진 손가락과 통증, 관절염이라고요?


[파이낸셜뉴스] 주부 김 모씨(48·여)는 2년 전부터 손가락 끝 마디가 튀어나오면서 휘는 변형이 생겼다. 특별히 심한 통증이 있는 건 아니어서 그대로 방치하고 살았는데, 얼마 전부터는 집안일을 많이 하는 날이면 손가락이 아파 쉬어야 했다.

특히 새끼 손가락 끝 마디에는 가벼운 충격만 가해져도 통증이 극심해서 비명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손가락 변형에 통증까지 극심해지자 김 씨는 혹시 류마티스관절염이 아닐까 싶어 덜컥 겁이 났다. 이에 수부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 내원했고,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손가락 관절염이라고 하면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초기에는 방사선 사진상으로는 구별할 수 없으며, 통증과 부종, 아침에 손가락이 붓고 뻣뻣한 느낌이 드는 것은 비슷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관절병형이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퇴행성 관절염이 주로 사용하는 손가락에 많이 발생하는 반면에 류마티스 관절염은 양측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고, 손가락 외에도 손목·발목이나 무릎 등을 같이 침범하는 경우가 흔하다.

관절염이라고 하면 무릎 관절염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관절염은 우리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모든 관절 부위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관절염의 주요 원인이 과사용에 의한 것으로, 손가락 관절염 역시 잦은 사용으로 관절염이 쉽게 생길 수 있는 부위다.

손가락 끝 마디 부분에 통증이 나타나고 손을 많이 쓴 후에 통증이 있거나 손이 부어서 손가락을 잘 펴지 못하는 경우, 관절의 마디가 굵어지거나 혹 같이 부어 오르는 증상 등이 발생했다면 손가락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가락관절염은 오랫동안 손가락을 많이 사용해 손가락 연골이 닳거나 관절낭이 퇴화해 생기는 퇴행성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주요 증상으로 손가락 끝 마디 부분에 통증이 나타나고 손을 많이 쓴 후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평소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이나 헤어 디자이너, 피아니스트, 요리사 등 손가락 사용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남성보다는 여성,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손가락 관절염 초기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의 교정이며, 평소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손가락을 꽉 쥐는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보존적 치료와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거나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고 변형이 생기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병 초기의 경우 손가락 통증은 잠시 쉬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증상을 방치하다 조기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라면 평소 손가락 관절의 스트레칭을 해주고, 일을 한 뒤에는 일정시간 휴식을 취하면서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들기 전에 따뜻한 물로 10분 정도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증상 호전과 병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김동현 원장(바른세상병원수족부클리닉/정형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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