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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 척추관 협착증, 조기 진단과 치료가 노년 건강의 비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7 05:00

수정 2020.06.27 04:59

[척추·관절 100세 설계] 척추관 협착증, 조기 진단과 치료가 노년 건강의 비결


[파이낸셜뉴스] 주부 송 모씨(여·64)는 몇 년 전부터 허리 통증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오래 서 있거나 집안일을 오래한 날이면 유독 허리가 아팠지만 그럴 때면 며칠 쉬거나 파스를 붙이며 통증을 관리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저릿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린 증상이 허리디스크 같다는 지인들의 말에 병원을 찾은 송 씨는 허리 디스크가 아니라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가 아프면 대부분 자신이 허리디스크라 여기고 진료실을 찾는다. 그런 분들 중 의외로 척추관 협착증인 경우가 많다.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모두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내려오는 통증과 저림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혼동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을 느끼는 상황으로 구별할 수 있다.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면 쉽게 판단할 수 있는데, 허리디스크는 자세와 상관없이 허리부터 발까지 통증과 저림이 나타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가만히 누워있을 때는 통증이 없고 서거나 걸으면 증상이 나타난다.

또 허리를 숙였을 때의 통증 정도로도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앞으로 숙일 때 통증과 저림이 더 심해지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완화된다. 간혹 어르신들이 길을 걷다 쭈그리고 앉아 쉬거나 유모차나 보행기구에 몸을 기대 걷는 것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19년 기준 172만 5000여 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2015년 134만 8000여 명이었던 것에 비해 5년 사이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관 협착증은 고령 환자들을 가장 불편하게 하는 질환으로 꼽히는데, 허리 통증과 저림 증상 등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심한 경우 거동마저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운동을 제한하고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허리와 다리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척추 내시경술과 같은 최소 침습적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허리통증이 없어지고, 걷는 것이 수월해지면 전신건강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하게 되어 건강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노년기 삶의 질은 높아지게 된다.

/한재석 원장(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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