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한은, 통화정책 신중한 행보 예고.. ‘0.5% 금리’ 내년까지 끌고갈 듯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6 18:04

수정 2020.07.06 18:04

기준금리 실효하한선 이미 도달
더 낮추면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부동산시장 시중자금 쏠림도 부담
한은, 통화정책 신중한 행보 예고.. ‘0.5% 금리’ 내년까지 끌고갈 듯
현재 연 0.50%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내놨던 한은이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같은 부작용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6일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0.50%다.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0.75%에서 0.50%로 인하됐다.

현재 시장에서는 하반기 기준금리 동결 지속 전망이 우세하다.
실효하한을 고려하면 추가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고 금융 불균형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시장에서는 한은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을 0.75~1.00%로 봤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포함한 주요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내리면서 한은도 0.50%까지는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0.50% 수준 정도를 실효하한으로 본다. 따라서 지난 5월 인하로 기준금리는 실효하한에 도달했다는 의미가 된다. 주요국이 마이너스(-) 금리로 가지 않는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융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는 등 부작용도 추가 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준금리를 더 낮추면 부동산 등 자산거품, 외국인 자금이탈 등 부작용이 극대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이미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심리가 크게 자극받고 있다. 지난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한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지난 6월 112를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해 16포인트나 급등했고 지난 2018년 9월 19포인트 상승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는 부동산 시장을 더욱 자극하고 가계부채 확대 등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게 되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가중시킬 수 있어 (금리인하는) 부담이 된다"며 "3차 추가경정예산이나 내년도 확장적 예산을 고려한다면 국채 단순매입에 나서는 정도로 유동성 공급 정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고려하면 통화정책 여력을 남겨둘 필요도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저금리 상황이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0%에 그치는 물가나 경제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인하도 인상도 어렵다는 것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에는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된다고 본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금리인상 시점을 봐도 내년까지는 어렵다.
미 연준은 오는 2022년까지 동결을 선언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장기간 금리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한은이 나서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