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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숙 "박원순, 제 성고문 사건 변호인이었는데 어찌해야…진상 밝히자"

뉴스1

입력 2020.07.15 08:43

수정 2020.07.15 11:13

2017년 3월 8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권인숙 명지대 교수의 선거 캠프 합류를 발표한 뒤 장미꽃을 건네고 있다. 21대 국회에 진출한 권인숙 의원은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였으며 당시 변호인 중 한명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었다. © News1
2017년 3월 8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권인숙 명지대 교수의 선거 캠프 합류를 발표한 뒤 장미꽃을 건네고 있다. 21대 국회에 진출한 권인숙 의원은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였으며 당시 변호인 중 한명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었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일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우리 사회에서 약자인 여성에 대한 성추행 등이)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해 왔고 또 오거돈 시장 사건이 있었음에도 민주당은 강의나 토론 한마디도 없었다"며 민주당과 권력층의 뼈저린 반성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성하는 차원에서 여성을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로 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 의원은 서울대를 뛰쳐나와 노동현장에서 일하던 1986년 시국사범(위장취업 등)으로 잡혀 경기 부천서에서 조사받던 중 경찰에 의해 성고문을 당했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은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 학생운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5공화국 몰락을 재촉했다. 당시 권 의원 변호인 중 한명이 박원순 변호사였다.

◇ 권인숙 "제 사건 때 막내 변호사였던 박원순…"

권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원순 시장 죽음은) 너무 놀라운 소식이었다"며 "저의 삶의 경험, 박원순 변호사와 인연 등(을 생각할 때) 그것을 감당해나가는…"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권 의원은 서울대학교 의류학과를 중퇴한 뒤 "노동 운동한다고 공장을 다니다가 1986년 끌려갔다"며 "(당시 부천서에서 성고문 피해와 관련해) 조용래 변호사가 메인 변호사였고 박원순 변호사는 막내 변호사로서 굉장히 많은 실무를 담당하고 몸소 뛰어다니며 도와줬다"고 남다른 인연이기에 충격이 더욱 컸음을 알렸다.

◇ 권인숙 "피해자 호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진상조사위 꾸려 밝혀내야"

권 의원은 이번 일에 대해 "호소인, 그러니까 피해자의 호소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그 과정이 있었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진상규명이 돼야만 한다는 그런 문제의식을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다 같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진상조사위를 꾸려야 하며 (조사위에) 외부인들이 들어가고 위원장도객관적으로 진행하실 수 있는 분이 가셔야 할 것 같다"며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인권 관련 전문가나 이런 분들이 다 함께 참여해서 아주 냉정하고 정확하게 이 과정의 문제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고 했다.

권 의원은 "저희가 방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호소를 했는데 그것이 시스템 쪽에서 작동을 안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부분(을 우선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권인숙 "박원순까지라니 어찌해야…권력자의 뼈저린 반성 필요"

권 의원은 "박원순 시장까지라고 하니까 이걸 어찌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고 자신도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는 "고위층에 있는 권력을 가지신 분들이 자신의 권력이 주변에 일하는 사람의 관계에서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이라는 게 위력이다"며 "위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사실 실감을 잘 못하고 계신 것 같다"고 아랫사람이 느끼는 압박과 공포를 고위층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우리 사회의 굉장히 위계적인 조직문화라는 것에 남성주의적인 그런 질서와 오래된 어떤 성문화 이런 것들이 같이 결합되고 그런 의식들이 거기에 배어나오고 있는 현실인 것 같다"며 "고위 공직자 등이 조직문화 변화와 성평등 문화에 대한 요구 이런 것에 대해서 그냥 문 닫고 싶고, 알고 싶지 않은(듯 하다)"는 것.

권 의원은 "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 국회의원들 모여서 워크숍 같은 거 할 때 이런 문제에 대한 강의나 토론 한마디도 없었다"며 "현실에서 정말 발생할 수 있고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해 왔고. 또 오거돈 시장 사건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안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권력자들이 자꾸 회피하려고 하고 뭔가 거부하려고 하는 그것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권인숙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로 여성을…"

내년 4월7일에 치러질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권 의원은 여성을 후보로 내는 안을 제시했다.

권 의원은 "여성이 지도자로 올라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숲과 고정관념, 자기 위력에 대해 이해하지 못함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방안이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여성문제에 적극 뛰어들었다는 신호와 함께 비리와 자치단체장이 사퇴한 경우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해 난처한 당으로서도 좋은 선택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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