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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 한류의 역사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30 12:57

수정 2020.07.30 12:57

[책을 읽읍시다] 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 한류의 역사
한류의 역사/강준만/인물과사상사

1953년 데뷔해 '미8군 쇼'에서 활약했던 3인조 걸그룹 '김 시스터즈'는 미국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최초의 한류 아이돌'이었다. 1959년 미국 최고의 버라이어티쇼였던 CBS '에드 설리번 쇼'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어 25번이나 출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21세기 비틀스'라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세계인들을 열광시켰다. 영화 '기생충'은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한류 열풍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저자는 대중의 일상적 삶에서 뜨겁게 발현되는 놀이문화, 대중문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 그리고 그런 열정을 바탕으로 한 한국사회의 소용돌이 체제, 생존 본능으로 고착된 치열한 경쟁문화 등이 한류를 만들어낸 요소라고 본다. 세계 인구의 0.7%를 차지한다는 의미에서 '0.7%의 반란' 또는 '단군 이래 최대 이벤트'로 불리기도 하는 한류 열풍은 이런 걸 토대로 만들어진 '대중문화 공화국'의 역량이 긍정적으로 발현된 경우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한국이 '대중문화 공화국'이 된 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뒷받침됐다고 설명한다. 식민통치의 상처에 신음하는, 땅 좁고 자원 없는 나라로 살기 위해 근면과 경쟁만을 내세웠던 대한민국은 그냥 생존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선진국이 되는 것을 국가 종교로 삼은 나라였기에 '삶의 전쟁화'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집단적으로 질주하는 이른바 '소용돌이 문화'를 버텨낼 수 있게 만든 조건 중의 하나가 바로 대중문화였다는 얘기다.

이 책은 '대중문화 공화국'이라는 토양 위에서 피어난 한류의 역사를 1945년 해방 이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70여년에 걸쳐 기록하고 탐구한다. K팝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뮤지컬, 게임 등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모든 것을 담았다.
한류를 둘러싸고 지난 20여년간 축적된 주요 평가들도 동시에 소개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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