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웨이 셧다운 임박… 반도체 '새 거래처 찾기' 물밑경쟁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13 17:48

수정 2020.09.13 17:48

美, 내일부터 수출 규제
삼성·하이닉스 등 특별허가 요청
승인 가능성 낮다는게 업계 전망
화웨이 셧다운 임박… 반도체 '새 거래처 찾기' 물밑경쟁
오는 15일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부품 기업들은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 수출에 대한 특별허가를 요청하고 이 라이선스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라이선스가 나오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기업의 경우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업체 등은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비해 업체들은 특별허가를 신청하는 한편, 화웨이를 대체할 거래처를 물색하는 등 투트랙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품 기업들은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 수출에 대한 특별허가를 요청했다.
미국 제재에 따라 15일부터 미국 기술이나 장비를 사용해 생산된 물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선 미 상무부의 특별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일로인 상태에서 승인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수출규제 및 경제제재 분야 전문가인 이수미 아놀드앤포터 변호사는 "미국의 라이선스는 거부원칙을 기본으로, 거래 건별로 허가 여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처리 기간은 규정상 90일 이내지만 상황에 따라 1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반도체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삼성 3.2%, 하이닉스 11.4% 정도다. 이번 제재에 마이크론(12%), 퀄컴(2.7%) 등 미국기업도 영향권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화웨이의 빈자리를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이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고객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점유율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새 거래처를 따내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반도체 업계 고위관계자는 "반도체 구매액 3위 플레이어가 바뀌는 만큼 기업 간 거래가 다시 재편될 것"이라며 "이 계약을 선점하기 위한 부품업체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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