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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감독의 이상한 류현진 활용법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9.28 13:44

수정 2020.09.28 15:52

1차전 선발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 /사진=뉴스1
1차전 선발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 /사진=뉴스1
미국의 스포츠전문 사이트 ESPN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 우승팀 확률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1번 시드 두 팀(LA 다저스, 탬파베이 레이스)이 정상을 차지할 확률은 29.7%이다. 반면 8번 시드(토론토, 밀워키)가 우승할 가능성은 4.4%에 그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30일부터 탬파베이 레이스의 홈구장서 3전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벌인다. 토론토의 1차전 선발은 당연히 에이스 류현진(33)의 몫.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지난번 등판서 류현진이 너무 많은 공을 던졌다.
그의 컨디션 여부에 따라 1선발을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분위기로는 1차전 타이후안 워커(28), 2차전 류현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 차례 맞붙어 두 번 먼저 이기는 팀을 가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모든 팀들이 에이스의 1차전 선발에 맞춰 막판 컨디션 조절에 임해왔다.

클리블랜드의 셰인 비버는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서 5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사이영상이 걸려 있을지도 모를 매우 중요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1-1 동점 상황서 마운드를 내려오게 했다. 포스트시즌 1차전 등판을 위해서다. 비버는 직전 경기보다 무려 20구나 적게 던졌다.

비버와 1차전 맞대결이 결정된 게릿 콜(뉴욕 양키스)은 23일 토론토를 상대로 7이닝을 소화했다. 투구 수도 108개로 많았다. 하지만 콜은 6일간이나 휴식을 부여받았다. 108구의 부담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기간이다.

다저스는 아예 순서를 바꿔버렸다. 당초엔 클레이튼 커쇼에게 1선발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었다. 커쇼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다저스의 에이스. 하지만 커쇼가 26일 에인절스 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자 워커 뷸러에게 기회를 넘겼다.

커쇼에게 4이닝밖에 던지지 않게 한 것으로 미루어 1선발로 낙점해 두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커쇼의 ‘가을 야구 징크스’를 감안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선발을 전격 교체했다. 커쇼는 통산 175승76패로 0.697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가을 야구서는 9승11패로 부진했다. 평균자책점(4.86)도 통산(2.43)보다 월등히 높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양키스와의 경기서 7이닝 100구를 던졌다. 이닝과 투구 수 모두 시즌 최다이다. 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두 번 고개를 갸우뚱했다. 우선 2-0으로 앞선 5회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릴 줄 알았다. 양키스에 대한 복수도 성공했고,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운 상태였다.

4일 휴식 후 가을 잔치의 1차전에 나와야 하는 고된 스케줄을 감안하면 당연한 조치였다. 그런데도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을 6회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7회초 또 한 번 놀랐다. 류현진이 여전히 마운드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4일 후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친 기색이었다. 정규 시즌 경기였지만 개인적 원한 관계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마음의 부담은 가을 야구 이상이었을 것이다.

류현진은 양키스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때문에 한 이닝이라도 더 잔인하게 밟아놓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말려야 했다.
개인적 복수도, 팀의 승리도 다 얻었으니 제동을 걸어야 마땅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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