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항미원조' 中출신 연예인, 韓 역사마저 왜곡?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27 16:13

수정 2020.10.27 16:13

[파이낸셜뉴스]
'역사 왜곡에 동조한 중국 출신 연예인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한다'는 국민청원이 게시 이틀만에 2만명 가까운 동의를 받았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역사 왜곡에 동조한 중국 출신 연예인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한다'는 국민청원이 게시 이틀만에 2만명 가까운 동의를 받았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국내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연예인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 발언 논란이 반(反)중 정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 연예인들이 한국전쟁 역사를 왜곡하는 '항미원조'를 언급하자 활동 제재를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활동 제재" 국민청원에도 올라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전쟁 역사왜곡 동조하는 중국인 연예인들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2만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청원글 작성자는 "한국에서 데뷔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은 중국인 연예인들이 중국 SNS에 선동물을 업로드하고 있다"며 "중국의 역사왜곡에 동조한 뒤 뻔뻔하게 한국 활동을 할수 없도록, 퇴출이 힘들다면 강력한 제재를 걸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청원자가 거론한 연예인은 에프엑스 소속 빅토리아, 엑소 레이, 프리스틴 주걸경, 우주소녀 성소 등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SNS 웨이보에 '지원군의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영웅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이들이 언급한 '항미원조'는 중국이 한국전쟁을 가리키는 용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미국군을 '침략군'으로 왜곡하고,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을 '제국주의와의 싸움'으로 미화시킨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첫 승리를 거둔 10월 25일을 기념일로 삼고 있다.

중국인 연예인들의 'SNS 논란'은 민감한 외교적 문제가 생길 때마다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강제 진압한다는 국제적 비판에도 일부 중국인 연예인들은 SNS에 오성홍기 게시물을 올리며 공개적으로 중국 지지 선언을 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 분쟁이 있을 때에도 이들은 '하나의 중국' 게시물을 SNS에 올렸다.

■'반중(反中) 정서 키운다'는 지적도
국내 정서와 동떨어진 SNS 활동으로 비판받던 이들 연예인들이 한국전쟁마저 왜곡하자 비판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관련 수상 소감을 비판했던 것과 비교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전범을 인정하는 역사인식은 없다"며 "한국인을 낮춰 보고 우롱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영향력이 큰 유명인의 반복되는 논란이 온라인 상 반중 정서를 더욱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트위터 등 SNS에는 '차이나치(Chinazi)' 언급량이 크게 늘고 있다. 중국과 독일의 나치(Nazi)를 합성한 단어로, 중국의 국수주의를 비판하는 데 쓰인다.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한 임대근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연예인의 SNS상 논란에 대해"중국의 민족주의·애국주의 교육이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며 "네티즌들 사이 신뢰나 우정에 금이 가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되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국수주의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차이나치(Chinazi)'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사진=트위터 캡처
중국 정부의 국수주의적인 행태를 비판하는 '차이나치(Chinazi)'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사진=트위터 캡처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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